• 아시아투데이 로고
[사설] 인민생활 향상 절박하다면… 金, 현실 직시해야

[사설] 인민생활 향상 절박하다면… 金, 현실 직시해야

기사승인 2019. 03. 10. 17:1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뒤 낸 첫 대내 메시지에서 “경제발전과 인민 생활향상보다 더 절박한 혁명 임무는 없다”고 말했다. 당의 노선을 혹시 군사에서 경제로 바꾸려는 것은 아닌지 관심을 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7일 18년 만에 열린 2차 전국당초급선전일군대회에 보낸 서한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수령은 인민과 동떨어져 있는 존재가 아니라 인민과 생사고락을 같이하며 인민의 행복을 위하여 헌신하는 인민의 영도자”라며 “수령의 혁명 활동과 풍모(風貌)를 신비화하면 진실을 가리게 된다”고 말했다. 최고 지도자를 신비화하는 데 주력해온 기존 선전·선동 방식의 전환으로 볼 수 있다. 북한 지도자가 혁명활동을 신비화하지 말라고 말했다는 것은 놀라운 변화다.

경제발전이 가장 절박하다는 얘기는 미국과 유엔의 제재로 북한 경제가 극도의 어려움에 직면했다는 증거다. 북한이 미국에 가장 원하는 게 제재 해제라는 것도 이를 증명한다. 남한과의 경제협력, 특히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요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제재가 풀리지 않으면 북한에 ‘고난의 행군’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한다.

김 위원장이 경제발전과 인민의 생활향상을 원한다면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를 받아들이면 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과 대량살상무기·미사일 등을 폐기하면 경제지원을 통해 남한처럼 잘살게 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은 핵시설을 감추고 최근에는 동창리에서 미사일이나 로켓을 발사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는 등 역주행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선택지는 갈수록 적어지고 있다. 미국이 대화의 문을 열고 있어도 제재를 더 강화할 태세다. 남북경협에 기대를 걸지만, 미국이 단호히 반대하고 있다. 굶주린 북한 주민들에게 생활향상 없이 충성만 강요할 순 없는 처지다. 이 시점에서 김 위원장은 미국의 비핵화 요구에 응하고, 경제발전을 이루는 것 이외 다른 방법이 없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