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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中 미세먼지, 정부는 왜 당당히 맞서지 못하나

[사설] 中 미세먼지, 정부는 왜 당당히 맞서지 못하나

기사승인 2019. 03. 1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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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을 뒤덮은 중국발(發) 초미세먼지 사태를 두고 중국 외교부 루캉 대변인이 “한국의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온 것이라는 충분한 근거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국 언론들이 이번 초미세먼지의 발원지가 중국이라고 보도한 데 따른 중국외교부의 공식입장이다.

이에 앞서 중국의 리간제 생태환경부 부장(장관)도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환경장관회담에서 중국발 미세먼지 문제에 관해 한국 언론들이 부풀려 보도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조명래 환경장관은 이러한 중국 측 주장에 변변한 항의조차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한 중앙일간지가 11일 한국 상공의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이동하는 것을 보여주는 미국 우주항공국(NASA)의 인공위성 사진을 공개해 이목을 끌고 있다. 이 영상사진은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7일까지 중국 상공의 오염물질이 한국 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에서 미세먼지가 나타나기 전인 지난달 26일까지는 한국 상공이 깨끗한 상태였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의 천리안 인공위성이 찍은 영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김준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팀이 천리안 자료를 토대로 만든 미세먼지 영상에서도 중국발 미세먼지의 한반도 유입이 뚜렷하게 확인됐다고 했다. 한국환경과학원도 지난 1월 한국 미세먼지의 65~82%가 중국발임을 확인했었다.

이처럼 한국 미세먼지의 발원지가 중국이라는 증거들이 넘치는데도 우리정부는 중국에 무슨 약점이라도 잡혀 있는 듯 당당하게 맞서 왜 책임소재를 따지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그동안 탈원전에 목소리를 높였던 환경단체들도 이러한 중국발 미세먼지에는 꿀 먹은 듯 침묵을 지키고 있다.

정부는 그 대신 한국형 야외공기청정기를 설치하겠다는 황당한 대책이나 자동차 공회전 단속, 물청소 실시 등 땜질식 처방만을 내놓고 있다. 이대로라면 우리나라는 언젠가 세계인들이 피하고 싶은 대기오염 지옥으로 변할 수 있다. 환경문제는 국민의 생명권과 직결된다. 정부가 과학적 논리로 무장해 적극적인 대중국 환경외교를 펼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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