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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규모 투자·M&A, 재계 순위 지각변동 예고

올해 대규모 투자·M&A, 재계 순위 지각변동 예고

기사승인 2019. 03.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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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폭주 SK, 현대차와 2위 쟁탈 주목
하이닉스 지난해 영업이익 20조… 120조 투자
사업부진 현대차, 해외사업 구조조정 우려도
7위 GS는 한화·현대重이 위협… 변동 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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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독주와 전통 제조업 부진의 여파가 향후 국내 재계 서열 지각변동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앞으로 3년여간 산업별 인수·합병(M&A)와 설비구축 등 대대적인 투자와 구조조정이 단행될 예정이라 이같은 추세는 더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 간 치열한 2위 쟁탈전부터 줄줄이 이어질 15위권 안팎의 순위 변동이 관전포인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5월 초 ‘상호출자제한 및 공시대상 기업집단’ 현황을 집계해 발표한다. 상호출자제한은 계열사 자산 총액 10조원 이상, 공시대상 기업은 5조원 이상의 기업집단으로 공정위가 집계하는 자산 순위는 곧 재계 순위로 통용된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얼어붙은 고용·투자 심리를 풀어달라는 정부 요청에 삼성 등 8개 그룹사가 약속한 투자 비용은 약 400조원에 달하지만 1년 새 실제 투자는 거의 집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재계 투자심리가 바닥을 쳤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SK의 120조원 규모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투자, 현대차의 45조원 R&D 투자 등 연초부터 생존을 위한 공격경영 계획이 잇따르고 있다.

약속대로라면 향후 수년 내 10대그룹에서만 최소 500조원이 훌쩍 넘는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역동적인 재계순위 변동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재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최근 한국은행이 조사한 3월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 역시 65포인트에서 76포인트로 대폭 개선돼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2014년 이후 최근 5년간 재계는 조선·해운 업황이 곤두박질치며 추락한 현대중공업그룹(7위→10위)과 한진그룹(10위→14위), 삼성 화학·방산회사를 인수하며 몸집을 불린 한화그룹(11위→8위)을 제외하면 대동소이한 변화를 보였다. 특히 1~6위의 대기업은 이변이 없는 한 뒤집기가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2위 현대차그룹과 3위 SK그룹 간 주력산업 업황이 급변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각 그룹 주력사인 현대차는 2조4222억원, SK하이닉스는 20조843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10배가 넘는 격차를 보였다. 이를 두고 4차 산업혁명발 반도체 수혜를 온전히 누린 SK와, 미래차로의 체질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현대차간 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는 LG와 GS가 분리된 2004년 이후, 2005년부터 부동의 2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뒷걸음질치고 중국내 사업까지 구조조정에 들어가며 사업 축소설이 불거지고 있다. 반면 SK는 지난 수년간 반도체 호황으로 그룹 전체 실적이 퀀텀점프(대도약) 했고 SK네트웍스의 AJ렌터카, SK텔레콤의 ADT캡스 등 인수로 몸집을 키웠다.

올해 발표에서 현대차가 2위 수성에 성공하더라도 내년 변동 가능성은 더 크다. SK하이닉스는 용인 일대에 120조원 대규모 공장을 지을 예정이고, 지주사 SK㈜는 쌓이는 현금으로 경쟁력 있는 글로벌 바이오·제약회사 인수를 진행 중이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전기차배터리에 조단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물론 현대차 역시 45조원 규모 기술투자에 들어가고 3조7000억원 규모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 건립에도 나선다. 하지만 재무 악화 우려가 끊이질 않고 있고 해외사업 군살 빼기에 돌입한다면 SK와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또 현대차의 R&D투자가 무형자산인 반면, 반도체는 기술집약적 산업인 동시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이므로 자산 증식 효과가 크다.

자산 30조원부터 60조원 규모 회사가 몰려 있는 7위에서 15위권까지의 순위 변화도 많을 전망이다. 특히 7위에 머물러 있는 GS는 한화와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2015년 다수의 삼성 화학·방산 계열사를 인수하며 재계 11위에서 8위로 3계단 껑충 뛰어올랐던 한화는 올해 롯데카드와 롯데케피탈 인수에 유력한 후보로 지목되고 있어 한 번 더 점프 기회를 잡았다.

큰 도약이 기대되는 또 다른 기업은 최근 조선업 구조조정 일환으로 12조2000억원 규모의 대우조선을 품는 현대중공업그룹이다. 그룹 자산 규모는 68조3000억원으로 훌쩍 뛰어오른다. 65조원 규모 7위 GS와 경합을 벌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조선업황이 수직 추락하기 직전인 5년 전 현대중공업이 있던 그 위치로 돌아가게 되는 셈이다. 2014년 당시 8위에 있던 GS는 STX에너지를 인수하면서 현대중공업과 자리를 맞바꾼 바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SK는 반도체 호황으로 자산이 많이 늘었고 현대차는 상대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에 향후 자산 순위 변동이 있을 수 있다”면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 등 M&A로 인한 중상위권 변동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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