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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곤 前 닛산 회장 이사회 참석 불가에 ‘안도’한 속사정

닛산, 곤 前 닛산 회장 이사회 참석 불가에 ‘안도’한 속사정

기사승인 2019. 03. 1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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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일본 닛산자동차 요코하마 본사에서 르노그룹·닛산자동차·미쓰비시자동차 등 3사가 새로운 조직인 ‘3사 연합 회의체(얼라이언스 운영보드)’의 설립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왼쪽부터 티에리 볼로레 르노 최고경영자(CEO), 르노그룹의 장 도미니크 세나르 회장, 사이카와 히로토(西川廣人) 닛산차 사장, 미쓰비시자동차의 마스코 오사무(益子修) 회장. 사진=/NHK 생중계 캡처
닛산자동차의 카를로스 곤 전(前) 회장이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긴 했지만 이사회 참석에 실패했다. 법원이 증거인멸 등의 우려로 허가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닛산자동차 내부에서도 안도의 한숨이 터져 나오고 있다. 닛산자동차는 현재 르노그룹·미쓰비시자동차와 함께 ‘포스트 곤’ 체제 구축에 나선 상황인 만큼 곤 전 회장이 이사회에 참석해 내부 쿠데타설(說)을 주장할 경우 사태가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 몰락하는 기업의 구원 투수로 등장해 재건 신화를 써내린 곤 전 회장의 색깔 지우기에 닛산자동차가 적극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아사히신문은 12일 닛산자동차가 곤 전 회장의 이사회 참석을 우려했다고 보도했다. 연봉을 축소 신고한 혐의(금융상품거래법 위반) 등으로 체포됐던 곤 전 회장은 지난 6일 100억원이 넘는 거액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그는 이후 도쿄 지방재판소에 닛산자동차의 이사회 참석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보석 조건에 ‘사건 관계자와의 접촉 금지’가 들어있기 때문에 법원의 허가가 필요했던 것. 그러나 법원은 지난 11일 그의 이사회 참석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렸다. 곤 전 회장의 이사회 참석이 닛산자동차 관계자에 대한 압력으로 작용, 증거인멸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

닛산자동차 내에서는 증거인멸보다는 곤 전 회장의 ‘반발’을 두려워한 것으로 보인다. 닛산자동차의 한 간부는 “솔직히 일단 안심이다”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곤 전 회장이 이사회에 출석하게 되면 닛산자동차 간부가 자신의 체포 과정에 관여했다는 주장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곤 전 회장은 지난 1월 도쿄구치소에서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검찰의 수사에 대해 “이건 책략이고 반역”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체포에는 르노그룹과 닛산자동차의 통합을 반대하는 닛산자동차 내 일부 그룹이 관련됐다는 이른바 쿠데타설을 주장한 것. 일본 언론들은 곤 전 회장이 보석을 계기로 분위기 반전 공세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풀려난 것을 기회삼아 화살을 닛산자동차 내부로 돌릴 수 있다는 것. 이제 논란으로부터 벗어나 사태 수습에 힘쓰고 있는 닛산자동차 입장에서는 곤 전 회장이 이사회에 참석, 회사를 들쑤시는 것이 달갑지 않은 상황.

곤 전 회장은 르노그룹·닛산자동차·미쓰비시자동차 등 3사 연합체(얼라이언스)의 회장을 겸임했다. 지난해 말 그가 닛산자동차와 르노그룹의 합병을 검토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양사의 ‘연합체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는 프랑스와 일본 정부 간 갈등으로까지 번지며 3사 연합체는 연대가 깨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3사 연합체는 본격적인 사태 수습에 나서 12일 새로운 조직인 ‘3사 연합 회의체(얼라이언스 오페레이팅 보드)’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3사 연합의 제휴 전략을 협의하는 협의체다. 일본 요코하마의 닛산자동차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새로운 조직 설립을 통해 곤 전 회장과 결별했음을 알리고, 3사 연합체의 연대가 견고하다는 것을 대외에 어필했다.

이 회의체는 곤 전 회장 체제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총괄회사로 설립된 공동출자회사 ‘르노·닛산BV’와 ‘닛산·미쓰비시BV’을 대신해 3사를 운영·거버넌스(지배·감독)하는 3사의 유일한 기관이다. 기자회견에는 닛산자동차의 사이카와 히로토(西川廣人) 사장, 미쓰비시자동차의 마스코 오사무(益子修) 회장, 티에리 볼로레 르노 최고경영자(CEO) 외에 르노그룹의 도미니크 세나르 회장이 참석했다. 3사 연합 회의체의 수장으로 세나르 회장이 취임할 예정이다. 닛산자동차는 오는 4월 임시 주주총회, 르노그룹과 미쓰비시자동차는 오는 6월 주주총회에서 곤 전 회장을 경영에서 전면 배제할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르노그룹의 대주주인 프랑스 정부가 르노-닛산 경영 통합을 요구하고 있어 향후 협의 향방은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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