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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문제 유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재판서 물리 시험문제 암산 여부 두고 공방

‘시험문제 유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재판서 물리 시험문제 암산 여부 두고 공방

기사승인 2019. 03. 1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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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문제유출 사건' 시험지에 적힌 정답 목록
지난해 12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문제유출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공개된 물리 시험지의 모습. /연합
쌍둥이 딸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재판에서는 현씨의 딸 A양이 푼 물리 시험 문제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의 공방이 진행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기홍 판사는 12일 오후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현씨의 3차 공판에서 A양을 가르친 물리 교사를 상대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은 우선 A양이 푼 2학년 1학기 중간·기말고사 시험지에 풀이과정이 없는 점을 꼬집었다. 검찰은 풀이과정 없이 답이 기재돼 있는 각 문항을 제시하며 “풀이과정이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지 않나”고 질문했다. 이에 물리 교사는 “풀이과정이 있어야 푸는 문제들”이라고 증언했다.

검찰은 이어 “해당 문제들이 암산으로 가능한 것들인가”라고 질문했고, 이에 물리 교사는 “40년 가까이 교직 생활을 했지만 내 능력으로는 암산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반면 현씨의 변호인은 해당 문제들이 암산으로 풀 수 있는 문제들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물리는 원리를 이해하고 공식을 외우면 풀 수 있다”며 “A양이 물리 교과서에도 같은 내용을 필기한 사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물리 교사는 이에 대해 “물리는 상호관계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공식만 안다고 답이 딱 나오는 것이 아니다”며 “교직 경험상 암산만으로는 실수 없이 풀 수 없고, 보통 학생들은 그래프만 보고 문제를 파악해 정확한 답을 내지 못한다”고 답했다.

변호인이 해당 문제들은 암산이 가능한 문제임을 재차 강조하자 물리 교사는 “답을 외워서 쓰지 않는 이상 암산으로 답을 내기 어렵다”며 “숙명여고에 재직하면서 본 최상위권 아이들 중에서도 암산으로 해당 문제를 푸는 학생들은 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A씨는 자신이 교무부장으로 재직 중인 숙명여고에 다니던 쌍둥이 딸에게 시험지 및 답안지를 미리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같은 의혹은 지난해 7월 강남 학원가 등에서 시작됐다. 쌍둥이 자매가 1학년 1학기 각 전교 59등과 121등을 기록했는데, 다음 학기에 전교 5등과 2등을 한 뒤 2학년 1학기에선 각 문·이과 전교 1등을 하면서 의혹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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