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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 시달린 말레이시아항공, 매각·인수합병 가능성 제기

경영난 시달린 말레이시아항공, 매각·인수합병 가능성 제기

기사승인 2019. 03. 1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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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차례 정부 구제금융에도 경영난 이어져
전문가, "경쟁사 전문경영인 초빙, 인수합병 등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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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말레이시아항공 홈페이지
말레이시아 발전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말레이시아항공(MAS)이 폐업하거나 매각당할 위기에 처했다. 직접적 원인은 경영난이지만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들의 패착이 발단이라는 여론이 강하다. 장거리 노선 폐쇄로 저가항공사와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풀 서비스를 제공하던 말레이시아항공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잃었다는 것. 또한 100여개 항공사로부터 수익을 창출했던 항공정비(MRO) 사업의 축소도 경영난을 악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가 오랜 경영난으로 말레이시아항공의 폐업·매각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마하티르 총리는 지난 1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영 항공사가 문을 닫는 것은 매우 신중한 사안인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말레이시아항공의 경영난은 두 건의 참사로 국제적 이미지가 악화되면서 시작됐다. 2014년 3월 MH370편이 타이만 인근에서 불가사의하게 사라지고, 같은 해 7월에는 MH17편이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격추되는 등 연달아 참사를 겪으면서 경영에 큰 타격을 받았다. 아울러 2015~2017년 말레이시아 링깃화 가치가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상승한 연료비도 경영난을 부채질했다.

2017년 국부펀드 카자나 나시오날 버하드가 손실을 본 17억8000만 달러(약 2조원) 가운데 절반이 말레이시아항공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에 카자나 펀드는 지난해 구조조정을 통해 말레이시아항공의 경영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단거리 노선에 초점을 맞춰 미국·남미·유럽 등 장거리 노선을 폐쇄, 효율화를 꾀하자는 것.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중단거리 노선을 점유하고 있는 에어아시아·말린도항공 등 저가항공사와의 경쟁이 격화되는 결과만 낳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위기 요인은 외국인 경영자 리스크로 꼽히고 있다. 1년 만에 말레이시아항공을 떠난 피터 벨루와 라이언에어 CEO, 그리고 3년 계약 후 2년도 못 채우고 나간 크리스토프 뮬러 에미레이트그룹 CEO의 패착이 경영 악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 카자나 펀드의 요구가 있기는 했지만 경영진이 장거리 노선을 폐쇄해 저가항공사와의 경쟁이 과열, 풀 서비스를 제공하던 말레이시아항공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또한 100여 항공사로부터 수익을 창출했던 항공정비(MRO) 사업 축소도 경영난을 악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국가의 무분별한 지원이 말레이시아항공의 경쟁력을 떨어뜨린 구조적 요인이란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말레이시아항공이 이제껏 받아온 수 차례의 구제금융을 감안하면 존폐에 대한 명확한 결단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한다. 말레이시아 선웨이대학 경제학과의 예킴랭 교수는 “과거 여러 차례의 회생 시도가 실패한 것을 고려하면 정부는 폐업을 포함한 과감한 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같은 국영 항공사인 에어아시아와의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리는 것도 하나의 옵션”이라고 밝혔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인수합병을 통한 합작법인 설립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사크 이스마일 라야항공 회장은 “에어아시아X(에어아시아의 장거리 운항을 맡은 자회사)의 경영자에게 말레이시아항공의 운영을 맡겨 시간을 두고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될 경우 국내 항공사 간 노선 분할로 출혈경쟁이 완화, 효율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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