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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석탄 사업, 서구 기업 손 털고 아시아 신흥국들이 뜬다

호주 석탄 사업, 서구 기업 손 털고 아시아 신흥국들이 뜬다

기사승인 2019. 03. 1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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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서방 투자자들은 환경·사회적 요인들로 인해 점차 석탄사업으로부터 손을 떼는 추세다. 대신 아시아 국가들이 이 시장에 뛰어드는 경우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아시아의 석탄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 호주 석탄은 연료 효율이 좋은데다 지리적 근접성 때문에 운송비를 줄일 수 있고, 정치적으로 안정돼 있어 아시아 지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영국계 호주 광산업체 리오틴토의 장 세바스티앙 자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우리는 이제 화석연료 없는 포트폴리오를 가진 유일한 광산업체로 거듭났다”며 “이는 향후 저탄소 에너지 중심의 미래가 도래해도 우리가 계속해서 좋은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리오틴토는 지난해 8월 남아있는 석탄 관련 자산을 모두 매각했다.

호주의 대기업인 웨스파머스도 지난해 12월 보유하고 있던 벵갈라 석탄광산 지분을 매각하면서 석탄사업에서 손을 털었다. 호주에서 연간 8000만t가량의 석탄을 생산해 오던 스위스 광산업체 글렌코어도 지난 2월 20일 석탄 생산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석탄은 천연가스 등 다른 연료에 비해 저렴하지만 연소할 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아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에 환경 문제를 고려하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석탄사업에서 손을 떼도록 광산업체에 압력을 넣는 경우가 많다. 글렌코어는 호주 석탄사업으로만 지난해 86억 달러(약 10조원)를 벌어들였음에도 이러한 요구에 석탄사업을 정리하게 됐다.

반면 아시아의 자원개발 기업들은 주주들로부터 환경 이슈에 대한 압박을 그리 많이 받지 않는다. 또한 이들은 빠르게 증가하는 아시아 지역의 에너지 수요를 따라잡아야 하는 처지. 특히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경우 재생가능 에너지만으로는 경제 성장에 따른 에너지 수요 증가와 보조를 맞출 수 없는 형편이다.

영국 에너지기업 BP의 시장 전망에 따르면 2040년 전세계 석탄 수요는 36억3000만toe(석유환산톤)으로 2020년 수요 추정치에 비해 4%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인도 시장은 2020년 수요 추정치의 약 2배인 9억toe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인도와 중국 두 거대 시장을 제외하더라도 아시아의 석탄 수요는 이 기간 10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의 앤드류 매킨지 회장은 호주 석탄은 연료 효율이 좋은데다 지리적 근접성 때문에 운송비를 줄일 수 있고, 정치적으로 비교적 안정돼 있어 아시아 지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하듯 아시아 기업들은 서방 기업들이 빠져나간 석탄사업을 차지하기 위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중국의 옌저우석탄은 2017년 1월 자회사 옌콜 오스트레일리아(Yancoal Australia·이하 옌콜)를 통해 리오틴토의 석탄 관련 자회사 콜&얼라이드(Coal&Allied)를 인수했다. 콜&얼라이드 인수 이후 옌콜은 성명을 통해 “이번 계약을 통해 호주 자원업계의 선두주자로 거듭났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핵심 주자가 됐다”고 밝혔다. 옌콜은 지난해 호주에서 생산한 3000만t의 발전용 열연탄을 판매, BHP를 누르고 호주의 2대 열연탄 업체로 올라섰다.

인도네시아 최대 광산업체 아다로에너지 또한 지난해 22억5000만 달러(약 2조5500억원)를 주고 리오틴토로부터 제철 작업에 사용되는 점결탄(coking coal)을 생산하는 광산을 사들였다. 가리발디 또히르 아다로에너지 대표는 이번 인수가 아다로에너지의 장기적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국 최대 석탄개발기업 반푸(Banpu) 역시 2010년 호주 석탄업체를 인수, 현재는 호주에서 여러 개의 광산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호주에서도 환경 파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이들 업체의 광산 프로젝트가 지역주민이나 지방정부 등의 반대로 좌초할 위험성 역시 배제할 수는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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