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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영공 폐쇄에 우회로 택한 항공사들, 막대한 비용에 ‘울상’

파키스탄 영공 폐쇄에 우회로 택한 항공사들, 막대한 비용에 ‘울상’

기사승인 2019. 03. 1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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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800여편 상업용 비행에 혼란 야기
폐쇄 후 20여일간 공항·항공사 손실 1100억원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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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파키스탄의 영공 폐쇄로 항공사들의 수심이 깊어지고 있다. 인도와의 갈등으로 촉발된 영공 폐쇄로 경로 우회가 불가피한 항공사로선 연료비 등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 한마디로 인도와 파키스탄 간 갈등이 지속되면서 유럽과 아시아 지역을 오가는 항공사들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신세가 된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의 1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지난달 27일 동부 국경 부근 영공을 무기한 폐쇄했다. 이 같은 조치의 원인은 인도군의 공습. 인도는 지난달 14일 발생한 카슈미르 자살폭탄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26일 파키스탄에 위치한 무장반군 캠프를 공습했다. 이에 맞서 다음날 파키스탄군이 인도 항공기 2대를 격추하면서 양국 간 긴장은 극에 달했다. 파키스탄 영공 폐쇄는 이 같은 상황의 산물인 셈이다.

파키스탄은 인도에서 다음달 11일부터 7주간 총선이 진행된다는 점 때문에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표심을 얻기 위해 추가 공습에 나설까 경계하고 있다. 재선을 위해 인도 국민들의 애국심과 국수주의를 고취시키고자 모디 정부가 파키스탄을 공격하는 액션을 취할 수 있다는 것. 파키스탄이 지난달 1일 억류된 인도 조종사를 송환하면서 양국 간 갈등은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인도 총선 때까지는 파키스탄 내 무장단체 단속을 위한 인도의 압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파키스탄의 영공 폐쇄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인도와 파키스탄 간 갈등이 지속되면서 유럽과 아시아 지역을 오가는 항공사들이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신세가 됐다. 파키스탄 영공이 폐쇄되면서 경로를 우회할 수밖에 없게 됐고, 이는 곧바로 연료비 등 추가 비용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손실을 본 항공사는 에어인디아. 에어인디아는 매주 북미행 33회, 유럽행 66회의 노선을 운항하는데, 노선의 대다수가 파키스탄을 경유하는 까닭에 노선을 우회하거나 취소시킬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에어인디아의 하루 손실액이 3000만 루피(약 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에어프랑스·KLM·영국항공·핀에어 등 유럽 항공사들도 우회 운항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항공·태국항공·말레이시아항공·에미레이트항공·싱가포르항공 등이 운영하는 중앙아시아, 중동 노선도 취소됐다가 현재는 우회 노선을 통해 운항을 재개한 상태다.

항공 컨설팅 회사인 마틴 컨설팅의 창업자 마크 마틴은 “영공 폐쇄는 하루 약 800편의 상업용 비행에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다”며 “이미 항공사와 공항들이 1억 달러(약 1100억원) 이상의 추가 비용을 지불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이 이미 6개월 전에 항공권 비용을 지불한 상황에서 갑자기 비행시간이 90분 늘어났다면 그 누군가는 우회비행으로 인한 연료비를 부담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결국 항공사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키스탄 영공 폐쇄는 비용 부담과 함께 운영에도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스케줄링이 문제가 되고 있다. 카필 카울 아시아태평양항공센터(CAPA) 남아시아 센터장은 “대부분의 항공편이 먼 거리로 우회하게 되면서 스케줄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비행이 지연되고 일부 항공편은 취소되고 있다”고 밝혔다. 스케줄링이란 시장 수요와 운항 여건(항공기·승무원·지원체계 등 제반시설)을 고려해 일정 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말한다. 고객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항공사 영업 성패와 직결되는 만큼 스케줄 혼란은 항공사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는 “영공 폐쇄는 국가 안보와 관련된 문제다. 결코 타협이란 없다”면서 “항공사들에게 문제가 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안보는 다른 무엇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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