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김경수 2심 재판부, 첫 재판서 공정성 강조…“원하면 기피신청 해라”

김경수 2심 재판부, 첫 재판서 공정성 강조…“원하면 기피신청 해라”

기사승인 2019. 03. 19. 15:07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차문호 부장판사, 이례적으로 당부
서면 재판보다 공판 중심의 재판 요청
김경수 항소심 첫 공판
아시아투데이 정재훈 기자 = 드루킹 댓글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의 항소심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법정에서 공정한 재판을 약속하며 필요하다면 재판부 기피신청을 해도 좋다고 밝혔다.

19일 김 지사의 항소심 첫 재판을 연 서울고법 형사2부 차문호 부장판사는 재판 시작 전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고 향후 공정한 재판을 위해 부득이하게 말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차 부장판사는 “항소심 접수 이후 재판 시작도 전에 완전히 서로 다른 재판 결과가 당연시 예상되고, 그런 결과는 재판부 경력 때문이라면서 재판부를 비난하고 벌써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태도가 나온다”며 우려의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 “법관은 눈을 가리고 법을 보는 정의의 여신처럼 재판 과정을 확인하고 정답을 찾기 위해 고뇌하는 고독한 수도자에 불과하다”며 “재판 결과를 예단하고 비난하는 일각의 태도는 마치 경기 시작도 전에 승패를 예단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법정이 아닌 법정 밖 비난과 예단은 무죄 추정을 받는 피고인의 무죄를 예단하거나 엄벌하라는 압박으로 보인다”며 “유죄든 무죄든 상관없으니 무죄로 하라는 협박 같아 순수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무죄추정 원칙을 받으며 억울함을 밝히겠다는 피고인 입장을 폄훼하는 것이며 인생을 결정짓는 재판을 앞두고 몸부림치는 피고인을 매우 불안하고 위태하게 만드는 것이며, 신성한 법정을 모독하고 재판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법관이기 앞서 부족한 사람이라 하나하나에 상처받고 평정심을 잃기도 한다”고 말하면서도 “그런데도 이 사건에서 어떤 예단도 갖지 않고 공정성을 전혀 잃지 않고 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 부장판사는 재판부의 이력을 두고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선 “국민께 송구한 마음과 사법 신뢰를 위해 이 재판을 맡고 싶지 않았다”며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재판장인 자신이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대법관으로 재직할 당시 그의 전속재판연구관 중 한 명이었다는 점을 두고 공정성 논란이 나온 것을 거론한 것이다.

그는 “피고인으로서 우리 재판부가 불공정한 재판을 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면 거부하거나 피할 방법이 얼마든지 있었을 것”이라며 “피고인이 연고 관계가 있는 변호사를 선임하면 재판부가 바뀌었을 것이고 그렇게 해주길 바랐지만, 오늘까지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재판 과정에서 불공정 우려가 있으면 종결 전까지 얼마든지 기피 신청을 하라”고 다시 한번 권유하고 “피고인은 물론 모두가 승복하는 재판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다 함께 노력하자”고 말을 맺었다.

이날 첫 공판을 진행하면서도 재판부는 특검 측과 김 지사 측 모두에게 ‘공정한 절차’를 거듭 당부했다.

양측의 항소 이유를 들은 재판부는 “형사 재판이란 것이 서면 재판이 아니다”면서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하고 자기주장을 떳떳이 드러내고 상대방이 방어하고 재반박하는 방식의 진행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또 “우리 사건은 특히 가급적 서면 재판을 지양하고, 이곳에서 쟁점을 갖고 공격하면 상대방이 그렇지 않다고 답변하면서 논쟁해나가면 훨씬 더 공판중심주의를 살리고 진실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법정에 출석하진 않지만 사안의 실체를 아는 분들이 있을 것인데 그분들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서 실체 진실을 위해 재판부가 알아야 하는 점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활용해달라”며 “모두 함께 같은 공간에서 진실을 찾아 나가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