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수소냐 전기냐… 기업별 줄서기 ‘한창’

수소냐 전기냐… 기업별 줄서기 ‘한창’

기사승인 2019. 03. 20.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수출기업은 ‘전기차’ 내수는 ‘수소차’
삼성·SK·LG는 전기차배터리에 집중
효성·코오롱·일진 등 수소차로 단결
포스코, 수소·전기차 다각화 투자 중
Print
미래차 시대의 개화에 맞춘 업계 투자가 본격화됨에 따라 국내 각 기업의 주력사업도 ‘전기차’와 ‘수소차’로 구분이 선명해지고 있다. 삼성·SK·LG를 필두로 한 전기차배터리 기업과 효성·코오롱 등을 중심에 둔 수소에너지네트워크 ‘하이넷’이 각각 전기차와 수소차 분야에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게 대표적 사례다. 대규모 투자와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탓에 영역간 경쟁력 격차가 뚜렷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정부도 전기차·수소차 육성책을 쏟아내며 업계를 지원 중인 가운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수출기업은 전기차에,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시작된 수소차 시장은 담보된 내수 시장을 1차 목표로 하고 있는 모양새다.

◇ 글로벌 전기차 개화기… 수출기업은 전기차가 대세

19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미래 먹거리는 단연 ‘전기차 배터리’다. 아직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음에도 매분기 콘퍼런스콜에서 각 회사들은 회사의 장기 비전으로 ‘배터리’의 성장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대대적 투자에 나선 SK이노베이션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에서 9.8GWh 규모에 달하는 배터리공장 기공식을 연다. 최재원 수석 부회장과 김준 총괄사장이 직접 참석한다. 국내를 비롯해 중국 창저우, 헝가리 코마롬에 배터리 생산설비를 구축 중이며 2025년까지 추가 수주를 통해 총 생산량을 60GWh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3사 중 시장 선점에서 가장 앞선 LG화학은 유럽에 배터리 2공장 신설 또는 기존 폴란드 공장에 대한 증설을 검토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전기차배터리부문에서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흑자폭도 함께 커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특히 LG는 최근 LG퓨얼셀시스템즈를 청산키로 하는 등 수소산업에서 멀어지는 모양새다.

삼성SDI는 지난해 말 이사회를 통해 헝가리 배터리 공장에 5600억원을 쏟아부어 증설에 나설 것을 의결했다. 업계에선 삼성SDI의 전기차배터리부문 매출이 올해 2조원, 2021년 5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들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에 맞춰 경쟁력을 키워가는 중이다. 최대시장인 중국에선 한국기업 배터리에 보조금을 주지 않는 몽니를 버텨내는 동시에, 환경규제로 친환경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유럽 공략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 정부의 수소차 드라이브… 확실한 내수시장에 해외서도 ‘블루오션’

올 초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후속책을 쏟아내고 있는 정부의 육성 드라이브에 수소차 관련 기업들의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수소차에 베팅한 기업들은 정부가 보증하는 탄탄한 내수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 아직은 참여기업이 제한적이라 영역별 최고 경쟁력을 갖출 기회가 열려 있는 블루오션인 점도 매력이다.

대표 기업이 효성이다. 효성은 관련 계열사를 총동원해 수소경제에 발맞춘 투자에 나서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이달 초 탄소섬유 공장 증설에 들어갔다. 연 2000톤 규모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리는 작업이다. 탄소섬유는 현재 수소차 핵심부품 중 하나인 연료탱크에 활용된다. 국내 수소충전소 15곳 중 7곳을 만든 효성중공업은 향후 정부가 2040년까지 1200개로 확대하는 충전소 설치에 중추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연료전지에 공급되는 건조한 가스에 적절한 수준의 습도를 제공해 원활한 화학반응을 발생시켜주는 ‘막가습기’ 부품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현대제철은 수소차 핵심부품 중 하나인 금속분리판을 증설 투자로 2020년까지 연산 1만6000대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일진그룹도 일진복합소재를 통해 차량용 수소연료탱크 제작 및 판매에 나서고 있다. 플라스틱 라이너에 탄소섬유를 감는 기술이 핵심이다.

전기차와 수소차 모두에 발을 걸치고 있는 기업도 있다. 포스코가 그렇다. 포스코는 수소연료전지 금속분리판 소재인 포스470FC를 개발해 현대차의 수소차 넥쏘에 적용하고 있는 한편, 공식 출범한 포스코케미칼을 통해 배터리 핵심소재 중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해내고 있다. 수소차는 아니지만 두산은 두산퓨얼셀을 통해 연료전지에, 한화도 한화에너지를 통해 50MW급 연료전지발전소를 짓고 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는 전기차배터리 사업은 ‘잭팟’을 터뜨릴 수 있지만 그만큼 위험도도 높다”면서도 “지금 투자를 늦춘다면 중국·일본 등에 시장을 다 뺏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수소차는 정부가 생태계 구축을 주도하고 있어 국내에서만큼은 로드맵에 발맞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