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연의 골프 다이어리]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면서

기사승인 2019. 03. 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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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연 프로필 사진
3월은 꽃샘추위와 바람이 유독 반갑고 고마운 날들이었다. 얼마 전까지 전지훈련과 골프 캠프를 다녀왔던 선수와 골퍼들은 미세 먼지로 뿌연 하늘을 보며 당황하다 못해 ‘이곳이 정말 우리가 살아야 하는 곳인가’ 싶은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필자도 하필이면 가장 미세먼지가 심해 앞이 안 보이는 날씨에 라운드를 가서 ‘이런 상태에서 과연 칠 수 있을까’ 우려하며 18홀 플레이를 겨우 마치고 돌아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골프 코스는 마스크를 쓰고 플레이 하는 많은 골퍼들로 붐볐다. 아직 잔디도 올라오지 않아 코스는 황량했지만 마음 바쁜 골퍼들로 시즌은 벌써 시작된 걸 느꼈다.

지난 칼럼에서 주니어 골프와 관련한 글을 쓴 후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그래서 아이가 골프를 몇 살에 시작하면 좋은데?”였다. 어찌 보면 우문부답 같이 들리겠지만 이 고민을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들이 됐다. “골프는 몇 살에 시작하면 좋을까?” 아주 쉬운 예로 타이거 우즈가 골프를 시작한 시기는 2살 때부터로 알려져 있다. 한국 나이로는 아마 3살쯤 됐을 것 같다. 어느 아이는 2살 때 골프랑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공 던지기 게임을 해본 것뿐인데 그것이 골프에 도움이 되는 기초 동작으로 작용할 수도 있고, 어느 아이는 10살쯤 좋아했던 달리기가 이후 골프를 하는데 도움이 되는 밸런스와 기본 체력 훈련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

실제 미국의 키즈 골프 프로그램에는 2살 아이가 골프를 배울 수 있는 코스가 있다.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전 세계에서 진행되는 LPGA의 걸스 골프 프로그램은 남·녀 아이들이 5세부터 참가해서 골프를 경험하고 배워볼 수 있는 과정으로 주로 진행된다. 필자가 만난 가장 어린 나이의 학생은 한국에서 만난 4살 여자 아이였다. 첫 시간에 공굴리기로 시작해서 드라이버 클럽으로 샷을 하는 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으며 다행히 아이도 함께하는 골프 시간을 아주 즐거워했다. 아이들이 경험해보는 많은 것들은 우리 어른들의 시각과는 다르게 틀에 짜인 하나의 의미(종목)로 정의되지 않기에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골프나 그 외 어떤 다양한 경험도 해볼 수 있도록 여러 시도들을 해보시기를 적극 권한다. 매년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골프 시장의 불황기를 골프 교습을 하는 교습가들도 조금 더 다양한 연령대의 코칭 경험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

서지연 칼럼니스트 (반얀트리 골프 아카데미·LPGA 클래스 A 멤버·2016 LPGA 올해의 코치)

*외부 기고는 아시아투데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문은 원작자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가급적 원문 그대로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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