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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총] “주인 대우를 이렇게 하느냐”…미세먼지 속 무한 대기에 뿔난 주주들

[삼성전자 주총] “주인 대우를 이렇게 하느냐”…미세먼지 속 무한 대기에 뿔난 주주들

기사승인 2019. 03. 2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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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면분할 후 첫 주종…1000여명 몰려 인산인해
입장 기다리는 삼성전자 주주들
2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총회장 입장을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연합
“액면분할로 인해 이번 주주총회에 많은 주주가 온다는 건 모두가 아는 얘긴데 이렇게 (대응)하십니까?”

2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0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한 주주는 “오전 8시30분에 도착해서 이제야(9시30분) 들어왔다”며 이같이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지금 미세먼지가 엄청 심한데 나이 든 분들도 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며 “직원의 안전만 안전이고 주주의 안전은 안전도 아니냐”고 사과를 요구했다.

지난해 주식 1주를 50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실시하면서 주주 수가 5배가량 늘어난 것에 대비해 삼성전자는 주주총회가 열린 5층 다목적홀에 400여석과 별도로 4개 구역에 400여석을 추가로 배치했다. 특히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사옥 앞에 구급차도 대기했다.

하지만 1000여명의 주주가 몰리면서 주총회장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한 줄이 도로변까지 이어졌다. 이날 주총은 오전 9시부터 시작됐지만 엘리베이터 줄은 오전 10시가 넘은 시간까지 계속됐으며, 오전 10시 30분이 돼서야 입장을 한 주주도 있었다.

결국 주주들은 발언권을 얻어 의장을 맡은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 등 삼성전자 관계자들을 향해 항의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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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빌딩에서 ‘제50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이상학 기자
입장 상황 외에도 주총 진행 방식이나 사외이사 선임 방안에 대한 불만도 쏟아져 나왔다. 사외이사 선임은 김 부회장이 후보자들의 약력을 소개하고, 주주들의 의견을 들은 뒤 박수로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경남 창원에서 올라온 한 주주는 “사외이사 후보자들이 어떤 분인지, 왜 후보로 선정됐는지, 어떤 부분에 특화돼 있어서 삼성전자와 주주에게 이득을 줄 수 있는지 정확히 기재해달라”며 “밖에서 2시간씩 (추위에) 떨게 만들더니 들어와서 도장 찍으라고 하는 게 주주총회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안규리 사외이사 후보자의 경우 자격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주총장의 분위기는 고조됐다. 한 주주는 “안 후보자는 의료인 출신인데 삼성전자에 적합한 사외이사로 보느냐”면서 “누가 추천했는지 설명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회의 녹취록을 청구해서 이번 회의가 무효라는 법정소송도 진행하겠다”며 “박수쳐서 통과시키는 것이 언제적 방법이냐”고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김 부회장이 주주들의 불만에 일일히 대응하지 않자 일부 주주들은 “적당히 회의만 끌고 가려한다”며 김 부회장의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주주총회가 끝난 뒤 주주들의 불만은 한동안 계속됐다. 주주총회에 처음 참석한 한 주주는 “이렇게 다 결정해놓고 통보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줄 알았으면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주주로써 주인의식을 갖고 왔는데 허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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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주총회가 열린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빌딩 앞에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다./이상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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