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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망 기로에 선 인터넷전문은행…제2 씨티폰 되나

흥망 기로에 선 인터넷전문은행…제2 씨티폰 되나

기사승인 2019. 03.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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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신청을 앞두고 신한금융이 ‘토스뱅크 컨소시엄(가칭)’ 불참을 선언했다. 사업 방향·모델, 컨소시엄 구성을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신한금융이 발을 뺐다. 여기에 인터넷은행 참여 여부를 검토하던 현대해상도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사실상 추진동력이 사그라들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 신한금융의 이탈로 금융권이 바라보는 인터넷은행에 대한 시각이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지금까지 2개의 인터넷은행이 출범했지만 은행권과의 차별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데다 자본력이 부족한 만큼 성장의 한계가 있다고 본 셈이다. 인터넷은행이 획기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하면 결국 휴대전화에 밀려 사라진 씨티폰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비바리퍼블리카(이하 토스)가 주도해 온 제3 인터넷 전문은행 컨소시엄은 전략 방향 및 컨소시엄 구성에 대한 이견으로 인해 신한금융이 최종적으로 불참하기로 했다고 21일 발표했다.

토스는 제3 인터넷 전문은행의 지향점으로 스타트업 문화·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 챌린저 뱅크를 내세운 반면, 신한금융은 생활플랫폼의 분야별 대표 사업자들이 참여해 국민 모두가 쉽게 이용하는 포용성을 강조한 오픈뱅킹을 원했다.

신한금융은 특히 이미 인터넷은행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KB국민은행이나 우리은행처럼 단순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기보다 더 많은 지분을 가지고 경영에 참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신한금융이 인터넷은행 진출을 포기했다.

금융권은 신한금융이 빠진 데 대해 인터넷은행에 진출할 만한 메리트를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가 출범한 이후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기존 시중은행의 모바일뱅킹 서비스와 큰 차별성을 두지 못했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대출과 예·적금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데 아직은 포트폴리오 구성이 다양하지 않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선 인터넷은행에 지분 투자로 진입하고 있지만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지는 않고 있다.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수준에 머물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사실상 인터넷은행 역시 라이선스 산업인 만큼 흥행 여부에 관계없이 미리 발을 들여놓기 위해 일단 참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토스뱅크 대주주인 토스가 충분한 자본력을 갖추지 못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발전 가능성이 있다곤 하더라도 자본금이 부족하면 앞으로의 영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본 확충이 필요했던 케이뱅크는 대출 상품 쿼터제를 운영하면서 속도 조절을 해야 했다. 토스뱅크 역시 인가를 받아 출범하게 되면 같은 문제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도 큰 셈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핀테크업체의 발전가능성도 중요하지만 체력인 현금도 중요한 부분이라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이탈로 토스뱅크의 메리트도 떨어지게 되면서 참여 여부를 검토하던 현대해상도 불참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대해상은 22일 개최할 이사회에서 인터넷은행 컨소시엄 참여 안건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빠지면 현대해상이 투자할 금액이 늘어날 수 있다”며 “자본을 충당해야 하는 보험사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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