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감사원 “미륵사지 석탑 원형과 다르게 복원”...안전성 검증 필요

감사원 “미륵사지 석탑 원형과 다르게 복원”...안전성 검증 필요

기사승인 2019. 03. 22. 06:2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18년 간 225억 들인 복원,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익산 미륵사지 석탑, 23일 완전한 모습 공개<YONHAP NO-4189>
수리를 마친 미륵사지 석탑./연합
국보 제11호 익산 미륵사지 석탑의 내부가 원형과 다르게 복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미륵사지 석탑의 몸체를 구성하는 내부 적심이 상·하가 다르게 일관성이 없는 형태로 복원됐다고 21일 발표한 ‘국가지정문화재 보수복원사업 추진실태’ 감사 결과에서 밝혔다.

앞서 문화재청은 2001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 사업을 진행했다. 석탑을 해체한 후 다시 축석하는 과정에서 기존 적심 재료가 부실하다고 판단해 새 재료를 사용하기로 했다가 또 다시 기존 재료를 쓰는 등 혼선을 빚었다. 그 결과 2층까지는 새 재료를, 3층 이상에는 기존 재료를 재사용한 기형적인 공법으로 탑을 복원했다.

또 문화재청은 적심 축석 방식을 변경할 때 구조물의 안전성을 계산한 설계도서에 따라 시공해야 함에도, 공사 중단에 따른 사업기간 연장이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설계도서 없이 기존 재료를 재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재료보다 강도가 낮은 황토 배합 충전재를 검증없이 사용한 점도 확인됐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오랜 수리공사 기간으로 여러 전문가들 참여해 수리 방법과 부재 사용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반영됐다며, 준공 후 변위계측 모니터링 결과 현재까지 안정적이라 추가적인 구조계산 등의 필요성이 낮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감사원은 검증 없이 강도가 낮은 충전재를 쓴 것이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고, 기존 적심 재료를 이용하는 방식은 공극을 유발해 구조적인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감사원은 문화재청에 미륵사지 석탑의 구조 안정성 검증하고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 방안을 검토하라고 통보했다. 또 실측설계도서 없이 문화재를 수리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

백제 무왕(600~641) 대에 지어진 미륵사지 석탑은 국내 최고(最古)·최대(最大)의 석탑이다. 1998년 안전진단에서 전면 수리가 결정된 후 총 사업비 225억원이 투입돼 18년에 걸쳐 보수정비 사업이 진행됐다. 문화재청은 미륵사지 석탑을 23일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륵사지 단면도
축석방식 변경 전후 단면도 비교./제공 = 감사원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