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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주총]현대차그룹 주총, 엘리엇은 없었다

[현대차 주총]현대차그룹 주총, 엘리엇은 없었다

기사승인 2019. 03. 22.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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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현대모비스 주총 개최…엘리엇 마지막 까지 표몰이 나섰지만 완패
엘리엇 제안 배당·사외이사, 주주들에 외면당해
향후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목소리 높일 듯
(사진3) 현대차 제51기 정기주총
22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본사에서 열린 현대차 제5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검표위원들이 의안 투표 용지를 확인하고 있다./제공 =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이 엘리엇과의 정기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완승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주들은 엘리엇의 주주제안에 대한 불신임 의사를 명확히한 반면 재도약에 나서는 현대차그룹에 힘을 실어줬다.

22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에서 진행된 제 51기 현대차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은 엘리엇이 제안한 주당 2만1967원 배당안과 존 Y. 류 베이징사범대 교육기금이사회 구성원 및 투자위원회 의장 등 3인의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표를 던졌다.

엘리엇이 제시한 배당안건인 주당 보통주 2만1967원, 우선주 2만2017원, 2우선주 2만2067원, 3우선주 2만2017원에 대한 주주들의 반대의견은 압도적이었다. 엘리엇의 제안에 대한 주주 찬성률 13.6%에 그쳤고, 의결권 총수 대비 찬성률도 11% 였다. 반면 현대차가 제안한 주당 보통주 3000원, 우선주 3050원, 2우선주 3100원, 3우선주 3050원 재안은 86%(의결권 총수 대비 69.5%)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사외이사 선임 투표에서도 주주들은 현대차가 제안한 사외이사 3명에 대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윤치원 UBS 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59)은 찬성률은 90.6%로, 유진 오 전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50)에 대한 찬성률은 82.5%에 달했고,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 교수(55)의 찬성률 또한 77.3%를 기록했다.

반면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들은 20%도 넘지 못하는 찬성률을 기록하며 완패했다. 엘리엇 존 Y. 류 베이징사범대 교육기금이사회 구성원 및 투자위원회 의장에 대한 찬성률은 19.1%, 로버트 랜들 매큐언 발라드파워시스템 회장에 대한 찬성률은 17.7%, 마거릿 빌슨 CAE 이사에 대한 찬성률은 16.5%에 그쳤다. 현대차가 제안한 사외이사안이 주총에서 통과됨에 따라 감사위원회 위원도 △윤치원 후보 △이상승 후보가 선임됐다.

이날 주총의 최대 관심사는 엘리엇이 제안한 배당안과 사외아사후보안의 통과 여부였다. 주총 이전부터 현대차와 엘리엇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며 표 대결을 대비한 우군확보에 나선 것과 달리,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손쉽게 표대결에서 무난히 승리할 것이란 예상이 적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날 주총장을 찾은 주주들은 현대차 제안에 찬성의견을 피력하며 현대차에 힘을 싣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배당안건과 관련해 한 주주는 “현대차가 제안한 배당이 만족스럽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엘리엇의 제안은 너무 지나친 면이 있다. 단기적으로 엘리엇의 배당에 관심이 가지만 자칫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대차가 실적 개선을 통한 적극적인 배당과 주주환원정책을 제시했으니 약속을 지켜달라”며 현대차 제안에 찬성의견을 냈다.

또 다른 주주는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 “현대차의 변화의지가 확실히 느껴지고 있어 현대차가 제안한 이사들의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는 회사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대차가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들이 전문성을 살려 회사 발전에 기여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HSJ_7388_제42기 정기주주총회
22일 서울 강남구 현대해상화재보험 대강당에서 진행된 현대모비스 제 42기 주주총회에서 검표위원들이 투표 용지를 확인하고 있다./제공 = 현대모비스
이날 엘리엇 측 법무대리인 KL파트너스는 주총 시작에 앞서 마지막으로 우호 표를 얻기 위해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KL파트너스 관계자는 “오늘 주총은 현대차와 엘리엇의 대결의 장이 아니다. 엘리엇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며 ”삼성물산부터 현대차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하면 모든 이해 관계자에게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 고민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제안이 한국 자본시장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현대차 주주와 힘을 합쳐 새로운 이 기회를 만들어내겠다”고 덧붙였다.

엘리엇은 3%가 되지 않는 지분을 앞세워 배당확대와 사외이사 3명을 추천하면서 한달여간 우군 확보에 집중해 왔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함에 따라 향후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된 목소리를 한층 높일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명하며 현대차에 대한 간섭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엘리엇이 이번 주총 결과로 앞으로 더 강하게 지배구조 개편 문제를 공론화하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현대차 주총과 함께 진행된 현대모비스 주총에서도 엘리엇은 주주들의 찬성표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서울 강남구 현대해상화재보험 대강당에서 진행된 현대모비스 제4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엘리엇은 자신들이 제안한 보통주 주당 2만6399원 등 배당안에 대해 주총 참석 주주의 13.6%의 찬성을 받는데 그쳤다. 반면 현대모비스가 제안한 보통주 4000원, 우선주 4050원 안이 참석 주주 85.9%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와 함께 엘리엇이 요구했던 이사회 인원 확대(9→11명)와 사외이사 선임안도 모두 부결됐다. 이사회 인원 확대안은 총발행주식대비 21.1%, 참석주식대비 26.29%의 찬성을 받는데 그쳐 부결됐고, 사외이사 후보인 로버트 알렌 크루즈와 루돌프 본 마이스터에 대한 참석주주의 찬성비율은 23.8%와 25.6%에 그쳤다. 현대모비스 제안 사외이사 후보인 브라이언 존스와 칼 토마스 노이먼은 각각 89.9%와 91.3%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한편 이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별도 이사회를 열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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