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시대 본격화…현대차·모비스 대표이사 선임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시대 본격화…현대차·모비스 대표이사 선임

기사승인 2019. 03. 22. 16:4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미래차 시장 게임체인저 강조...그룹 체질 개선 집중할 듯
글로벌 경쟁력 강화 위한 사업 재편도 가속화
지배구조 개편 등 경영승계 작업 속도조절 가능성
모비스-DSC_1170
현대모비스가 22일 주총 이후 개최한 글로벌 이사외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왼쪽)과 이날 사외이사로 선임된 브라이언 존스이 이사회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제공 = 현대모비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의 주요계열사 경영 전면에 나섬에 따라 그동안 답보상태에 빠지 현대·기아차의 수익성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차 시장에서 글로벌 리딩 자동차 그룹의 성장하기 위한 동력마련에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다.

특히 친환경차·자율주행차로 대변되는 미래차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는 정 수석부회장이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하고 있는 만큼 계열사간 협력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주주총회에서 엘리엇에게 완승을 거둔 현대차그룹이 향후 정 수석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다시 집중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22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각각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 직후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정 수석부회장의 대표이사 선임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정 수석부회장은 2005~2008년까지 기아차 대표이사(사장)으로 재직한 이후 10년만에 다시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맡게됐다.

지난 15일 기아차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린 정 수석부회장은 이미 현대차·현대모비스 사내이사로 경영에 참여해 왔다. 이날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직을 맡게 됨에 따라 향후 그룹의 핵심인 현대차·현대모비스와 관련된 의사결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기아차의 악화된 경영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차종 다변화와 상품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에 집중해 왔다. 친환경차 시장 공략을 위한 수소전기차·전기차 분야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과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29일 현대차가 발표한 중장기 경영전략에서도 이런 정 수석부회장의 의지는 고스란히 반영됐다. 현대차는 △사업경쟁력 고도화 △미래 대응력 고도화 △경영 시스템 혁신을 내걸고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게임체인저’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정의선 부회장 모디총리
지난해 2월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서밋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수소전기차 넥쏘에 탑승한 모디 인도총리와 이야기 하고 있다./출처 = 인도대사관 페이스북
우선 현대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 개선과 상품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엔트리급 SUV와 제네시스 SUV를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또 글로벌 시장에서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3세대 플랫폼과 신규 파워트레인 적용을 통해 상품성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무엇보다 친환경차 중장기 전략을 통해 2020년까지 순차적으로 하이브리드(HEV)·플로그인하이브리드(PHEV)·전기차(EV)를 출시하고, 넥쏘로 대변되는 수소전기차 사업을 장기적으로 상용차 시장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수소경제를 강조하고 있는 정부와 미세먼지 등으로 대기질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데다 유럽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자동차배기 가스 제한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수소전기차 전략은 현대차에게 있어 소홀히 다룰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수소 비전 2030’을 통해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5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의 최근 행보는 미래차 전략과 시장 다변화 전략이 바탕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인도시장 전략이다. 이미 인도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는 현지에서 코나 EV생산을 검토하는 등 현지 친환경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 모색중이다. 또 기아차도 올 하반기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완공함에 따라 인도시장에 대한 현대·기아차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올라에 전략투자 인도 모빌리티 공략 강화
지난달 말 현대차 양재사옥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올라의 바비쉬 아가르왈 CEO가 만나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제공 = 현대자동차
이와는 대조적으로 최대 자동차 시장이던 중국시장에서는 사업 효율화를 위해 공장 일부에 대한 가동중단을 진행하는 등 글로벌 사업 재편에도 고삐를 죄고 있다. 현대차 베이징 1공장은 가동중단을 결정했고, 기아차 염성(옌청) 1공장 역시 중국 합작사인 열달그룹 관계사에 임대할 예정이다.

미래차 시장에 대한 경재력 확보를 위한 투자도 적극 진행중이다. 현대차는 SUV신모델 개발·차세대 디자인 및 파워트레인 개발·제네시스 라인업 확대를 위한 R&D에 향후 5년간 20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커넥티비티 분야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개발과 전동화기술, 전기차 공유플랫폼 개발 등에 총 14조7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현대모비스 또한 미래차 핵심분야에 3년간 4조원 이상 투자와 정보통신기술(ICT) 혁신 기업 중심으로 M&A를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외에 차량 공유사업에 대한 투자도 적극 진행 중이다. 현대·기아차 지난해 동남아시아 최대 모빌리티 기업 ‘그랩’ 2억7500만달러(약 3100억원)를 투자한데 이어 최근에는 인도 자동차 공유업체 ‘올라’에 3억달러 투자를 결정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을 계기로 지난해 보류했던 그룹차원의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 개편 계획 검토를 다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을 추진했던 지난해 계획을 시행하기 위해 정 수석부회장이 실탄 확보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오는 28일 상장을 앞두고 있는 현대오토에버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실탄 마련에 활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오토에버의 지분 19.47%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지배구조 개편이 자금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향으로 변경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 수석부회장의 지분 23.29%를 갖고 있는 현대글로비스를 그룹 상위로 올리는 방안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 입장에서 지배구조 개편은 급하게 접근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현재로서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사업 안정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엘리엇이 주총 표대결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지배구조개편과 관련해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이 큰 만큼 성급한 접근은 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