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無보기-15언더’ 고진영, 역전勝 원동력은 괴력의 아이언

기사승인 2019. 03. 2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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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Tour Golf <YONHAP NO-1944> (AP)
고진영이 25일 끝난 LPGA 투어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는 극적인 승부가 연출됐다. 이틀간 무려 15타를 줄이며 맹추격해 끝내 역전한 고진영(24)의 기세 앞에 줄곧 선두를 유지하던 투어 2년차 류위(24·중국)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파 세이브를 지켜야 고진영과 동률로 연장전에 돌입할 수 있던 마지막 18번 홀(파4) 퍼트를 앞두고 한참이나 주위를 돌며 라인을 살피던 류위의 샷이 홀 컵을 살짝 빗나가는 순간 고진영의 두 팔은 번쩍 하늘로 향했다.

고진영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 골프클럽(파72·6656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달러·약 17억원)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낚으며 7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 합계 22언더파 266타가 된 고진영은 하루 만에 4타차를 극복하고 류위 등 4명의 공동 2위권을 1타차로 따돌렸다. 시즌 첫 승 및 LPGA 통산 3승째다. 작년 신인왕에 빛나는 고진영은 지난해 2월 호주 여자 오픈 이후 13개월 만에 우승했다. 앞서 비회원 자격으로 2017년 10월 국내에서 벌어진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정상을 밟으며 LPGA 직행 티켓을 거머쥔 바 있다. 고진영은 경기 후 “호주 여자 오픈에서 우승하고 1년여가 흘러 더욱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 시즌 6개 대회에서 한국 선수의 4번째 우승이고 파운더스컵에서는 2015년 김효주(24), 2016년 김세영(26), 2018년 박인비(31)를 잇는 최근 5년간 4번째 한국인 우승이 만들어졌다.

고진영은 3·4라운드 이틀 동안 보기 없이 무려 15타(3라운드 8언더파·4라운드 7언더파)를 줄이는 괴력의 뒷심을 발휘했다. 대역전극을 가능케 한 원동력은 세계 최고의 정교함을 자랑하는 아이언 샷이다. 특히 이번처럼 버디가 많이 양산되는 코스에서는 세컨드 샷의 중요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고진영은 3·4라운드 총 36번 중 단 4번만 그린을 놓쳤다. 그린 적중률이 경이적인 88.9%에 이르렀다. 정교함의 백미는 이날 15번 홀(파5)의 세컨드 샷이 보여줬다. 탄도 높은 두 번째 아이언 샷이 크게 바운드를 튀며 그린 위로 진입한 뒤 홀 컵 근처로 굴러가 고진영에게 이글 찬스를 안겼다. 이글을 성공시키지는 못했으나 인상적인 샷이었다. 여기에 나흘간 드라이버 샷 평균 비거리 261야드(237m)를 자랑했고 라운드당 퍼팅 수도 이번 대회 평균 28개를 유지했다.

고진영은 우승자 인터뷰에서 역전 우승을 기대했느냐는 물음에 “절대 몰랐다”며 “경기에 집중하자는 마음이었고 매 샷에 최선을 다했다. 다가올 일은 생각하지 않았다. 당연히 우승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 챔피언들인 김효주와 김세영은 나란히 공동 10위(17언더파 271타)로 공동 10위에 올랐고 지난해 우승자 박인비는 대회 전 강한 우승 열망에도 공동 34위(11언더파 277타)로 부진했다. 3라운드까지 고진영 등과 공동 4위였던 세계 랭킹 1위 박성현(26)은 이날 타수를 줄이지 못해 공동 14위(15언더파 273타)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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