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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올해 12살 맞은 공유경제, 시대착오자인가 시대선도자인가

[칼럼] 올해 12살 맞은 공유경제, 시대착오자인가 시대선도자인가

기사승인 2019. 03.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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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렬 한국공유경제진흥원 이사장
서준렬 한국공유경제진흥원 이사장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중산층이 무너지면서 소비를 줄이려는 욕구가 커질 무렵 공유경제가 탄생했다. 그 시기에 우버와 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형 기업들이 생겨나고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당시만 해도 “남는 물건이나 공간을 나눠 써서 다같이 잘살자”는 선의의 목적이 강했다. 그러던 공유경제는 이후 각종 무면허 영업, 세금 탈루 문제, 범죄 공간 등의 불미스러운 일이 이어지면서 사회적 비난을 받기도 했다. 공유경제가 꽤 이른 시기에 사춘기를 겪은 샘이다.

공유경제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즈음 스마트폰 확산으로 초연결 사회로 진입했고 SNS의 급격한 활성화로 소비자들은 언제든지 온라인 플랫폼 환경에 접근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했다. 소비자들은 SNS 후기를 통해 신뢰의 상당부분을 해결했고 생전 가보지 않은 방도 믿고 예약할 수 있었다. 세계 각 국가의 공유경제는 그 시절 빠르게 성장했고 어느덧 12살을 맞이했다.

하지만 한국의 공유경제는 언제부턴가 성장이 멈췄다. ‘규제’라는 어른들의 엄정한 잣대에 막혀 꿈을 펼치기도 전에 성장은 고사하고 울타리 밖으로 나오지 조차 못하고 있다.

◇12세 ‘한국형 공유경제’, 무엇이 필요한가
창의적으로 성장해야 하는 아이에게는 ‘규제’라는 어른들의 ‘간섭’을 없애 줘야 한다. 아이들에게 “박스 안에 있는 것만 해!”라는 식으로는 아이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기존의 법과 규칙에서 없는 것을 하면 불법이 되는 환경에서 어느 아이가 새로운 도전을 할 것인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실패도 지원해 주라는 말이 있다. 정부는 가능한 센서를 많이 설치해 부조리에 대해서 모니터링은 하되 ‘규제’는 풀어주면서 자율을 강화해줘야 할 것이다. 그건이 바로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일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외면해서도 안되고 느긋이 기다려줘야 한다. 이 말은 즉 공유경제를 단순히 정치, 이해관계, 이념의 측면에서만 보고 제재하거나 회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며, 공유경제가 성장하면서 만나게 될 이용가치의 극대화와 환경문제 해결 등의 사회적 가치 측면도 긴 안목을 가지고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 흐름의 패러다임을 잘 관찰하고 국가 차원의 공유경제 성장 로드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세계의 패러다임은 어떠한가. ‘소유를 해야만 누린다’는 인식이 점차 없어지며, ‘누릴 때만 소유를 하면 된다’는 인식으로 바뀌고 있음은 누구나 안다. 과거에는 파일을 저장할 때 반드시 내 컴퓨터에 저장해야 비로소 내 것이 된다고 인식했지만 지금은 클라우드에 저장하지 않는 사람들이 오히려 뒤떨어진다고 여겨진다. 각종 소프트웨어들도 필요할 때만 연결해서 쓰면 된다는 ‘공유경제형 두뇌’로 그 패러다임은 변화되고 있다.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한국형 공유경제’는 절대 성장할 수 없다
상상을 해보자.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친구가 불현듯 제조사업을 시작한다며 공장을 짓는다고 한다. 그런데 그 친구가 만드는 제품이 전 세계적으로도 충분히 쓰일 수 있는 제품임에도 내수 시장만을 고집해 상품을 만들겠다면 당신의 기분은 어떠할까. 글로벌 시대를 살아감에도 굳이 자처해 국내에서만 적합한 제품으로 제조한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안 될 것이다.

세계적인 표준과 흐름을 무시한 채 내수시장만을 고집했던 파나소닉과 소니를 상상해 보자. 디자인에만 신경 쓰다가 글로벌 시장에서 낙후된 미국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이 같은 현상을 ‘갈라파고스 신드롬’이라 불렀으며 그러한 행위를 하는 자를 ‘시대착오자’라고 불렀다.

이러한 한국에서 성장하는 ‘한국형 공유경제’는 과연 ‘시대착오자’로 성장할 것인가, ‘시대선도자’로 성장할 것인가.

과거 전세계에서 스타트업 시장의 테스트베드라고 불릴 정도로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한국에서, 한국형 공유경제가 보다 전진적이고 과감한 동력을 가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시대선도자’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 서준렬 한국공유경제진흥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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