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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칼럼] 한·미, 북한 어떻게 변화시킬지 충분히 논의하라

[전인범칼럼] 한·미, 북한 어떻게 변화시킬지 충분히 논의하라

기사승인 2019. 04. 0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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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문재인 대통령, 북한 어떻게 설득하는지 설명 중요
미국 설득한다는 인상 주지 않도록 모양새 갖춰야
북한에 대한 미국의 생각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 절실
전인범 장군 1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동맹을 갖는 것 보다 어려운 일은 동맹이 없는 것이다.” 세계 2차 대전에서 유럽의 여러 연합국을 지휘하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말이다. 동맹의 관리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가에 대한 탄식이 섞인 표현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작은 나라는 동맹의 유지와 관리가 더욱 그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정치 무대에서 약소국이 국가안보를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강대국과 동맹관계를 맺는 것 이상으로 좋은 것은 없다. 시대를 막론하고 강대국으로의 부상은 국력으로 상징되는 힘의 역학 관계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작은 나라가 큰 나라와의 동맹관계를 맺고 그것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잘 맞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른바 ‘동맹의 딜레마’라고 해 강대국의 주장과 의견에 마지못해 양보하고 동의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작은 나라는 큰 나라에게 다소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국익과 안보 증강을 위해서는 감수해야 할 일종의 기회비용 정도라고 생각하는 것이 이치에 맞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한편으로는 불편하고 불안정한 국가안보의 유지일 수 있기에 위험요소가 내재돼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큰 나라에 쉽게 기댈 수 있는 편리함도 있기에 자주국방에 대한 준비와 대비를 게을리 하려는 타성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동맹을 잘 유지 관리하되 결코 동맹에만 의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상식이다. 국제관계의 중대한 상황변화나 국가이익을 위해서는 동맹관계에도 변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비록 작은 나라이지만 동맹을 통해 동맹의 힘을 입어 이제는 제법 단단한 나라로 성장하고 발전했다. 여기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이론을 제기하기 어려운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다.

◇문재인 대통령, 북한 어떻게 설득하는지 설명 중요

건강한 동맹이란 쉽게 비유하자면 마치 회사에서 일반직원과 사장과의 관계와 같다고 할 수 있다. 회사가 수익을 내고 잘 돼야 직원들도 다 같이 풍요를 덕 볼 수 있다. 그러기에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면서 자주 만나고 부딪치면서 회사를 위한 유기적인 관계가 형성돼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장이 추구하는 목표와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4월 10·11일 이틀 간 미국 워싱턴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한다. 이번 만남은 매우 중요하다. 주변의 여러 가지 상황이 썩 좋지 않은 상황이고, 북·미 간 북핵 문제를 놓고 이견이 크게 생긴 상태에서 만남이기에 더욱 그렇다. 미국인들조차도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를 정확히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 번 북·미 간에 하노이 회담에서의 합의 결렬에 대한 원인과 이유를 정확히 직접적으로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말고도 미국 정계나 사회 전반에서 북한에 대한 불신이 대단히 크다는 것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한들 미국 사회를 설득해야 하는 그 다음 과정이 첩첩산중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매우 끈기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짧은 시간 안에 돌파구가 생기기 어려운 또 하나의 이유가 되고 있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생각, 정확히 파악하는 것 절실

우리가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 까지 평생 동안을 사업가로서 살아왔기에 ‘기브 앤드 테이크(주고받기)’에만 이해관계가 밝은 ‘장사꾼’으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업가로서 익힌 테크닉을 이제는 국내외 정치에 접목할 줄 아는 정치적 감각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러한 점을 북한은 더욱 더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북한이 계속 ‘핀트(초점)’에 어긋날 수도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번 방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을 어떻게 설득하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앞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북한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가야 하는지를 충분히 논의하고 의견을 나눠야 한다. 하지만 자칫 미국을 설득하려고 한다는 인상을 준다면 큰 나라의 자존심을 건드리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모양새를 잘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번 방미를 통한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당장의 눈앞에 보이는 어떤 결과를 추구하는 것 보다는 하노이 북·미 회담에서 인식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생각을 정확히 읽고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앞으로의 전반적인 방향 설정과 이를 위한 한국의 역할과 위치 설정에도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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