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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에 뒤바뀐 상품 시장 판도

미중 무역전쟁에 뒤바뀐 상품 시장 판도

기사승인 2019. 04. 02.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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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1년 이상 이어지면서 세계 상품시장의 판도에 변화가 일고 있다. 중국의 보복 관세로 미국산 대두(大豆) 대신 브라질산 대두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고, 액화천연가스(LNG) 역시 미국산보다 호주산이 중국 수요를 충당하고 있다. 앞으로 이 같은 상품시장 판도가 고착화되면 미·중 관계가 정상으로 회복되더라도 브라질과 호주 등이 중국의 유력한 교역 파트너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닛케이아시안리뷰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브라질·호주 등이 미·중 무역전쟁의 특수를 보고 있다. 일본 소지쯔 리서치연구소의 야마모토 다이스케 경제학자는 자동차·반도체 등 대형 제조설비가 필요한 공산품과 달리 천연자원 분야는 새로운 교역 파트너를 찾기 쉽다”며 현재의 새로운 상품시장 판도가 정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중 간 무역전쟁은 지난해 3월 미국이 중국산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다음달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와 대두에 보복 관세를 매기면서 발발했다. 이후 미국은 7~8월 1차로 500억 달러 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이 같은 금액의 미국산 제품에 25%의 보복관세를 매기자 미국은 같은 해 9월 2차로 2000억 달러 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 조치를 펼쳤다.

중국은 매년 9000만t의 대두를 수입하는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 중국은 지난해 미국산 대두에 보복 관세를 매긴 뒤 수입 비용이 증가하자 미국산 대두에서 눈을 돌려 다른 대두 수출국을 모색했다. 중국 무역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은 지난해 1664만t에 그치며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중국이 미국산 대신 선택한 것은 브라질산 대두. 중국의 브라질산 대두 수입량은 지난해 6608만t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실제 일본 대형 상사인 마루베니의 브라질 남부 곡물 수출 시설에서는 지난해 9~12월 사이 미·중간 무역전쟁에 따른 변화가 포착됐다. 지금껏 가을에 접어들면 취급하는 상품이 대두에서 옥수수로 바뀐 것과 달리 대두 수출이 급증했기 때문. 마루베니의 한 관계자는 “가을부터 중국의 대두 수입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9~12월 대(對) 중국 대두 수출량이 150%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은 에너지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양상이다. 중국은 지난해 9월 미국산 LNG에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미국산 LNG를 대신해 호주 등 전통적인 가스 생산국으로부터의 LNG 생산량을 늘렸다. 호주 정부는 6월까지인 2018년 회계연도 전체 LNG 수출량이 7560만t에 달해 2017년회계연도 대비 23%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대중 LNG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 줄어든 바 있다.

미국과 중국은 현재 무역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최근 지난 3월 말까지였던 미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추가 관세 중단 조치를 4월 이후로도 이어가겠다며 양국 관계 정상화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이처럼 양국간 해빙 무드의 징후가 포착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미 변화가 생긴 상품시장 흐름이 과거로 되돌아갈 수 있을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대두의 경우 브라질에서 공급이 증가하며 가격이 더욱 낮아진 상태. 일본 이토추상사의 하토리 히테키는 “양국 관계가 개선되더라도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입 계약을 재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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