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기의 골프와 리더십] 대통령과 골프 ①

기사승인 2019. 04. 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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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기 칼럼니스트
미국 대통령 중 역대 최고의 골퍼는 누구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동안 트위터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골프 활동에 대해 비난을 가했다. 몇 년 동안 트럼프는 “국정운영보다 골프를 더 좋아했던 것 같다”고 비아냥거리는 트윗을 올렸다. 그는 오바마 재임 기간에 “내가 갖고 있는 세계 최고의 골프장에 오바마가 자주 오면 좋겠다”고 비꼬듯이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LA 트럼프내셔널골프코스를 비롯해 17개의 골프코스를 소유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총 333회 골프 코스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뉴욕 데일리 뉴스는 “오바마는 아이젠하워 대통령보다 골프를 많이 한 대통령으로 기록됐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정작 역대 대통령 중 최고의 골퍼는 트럼프인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 다이제스트에 따르면 트럼프는 핸디캡 2.8에 클럽 챔피언십을 19차례나 획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잡지는 트럼프가 역대 미국 대통령 골퍼 중 1위 자리에 올랐고 존 F. 케네디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를 2,3위로 밀어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그토록 비난했던 오바마는 역대 대통령 중 9위에 올랐다. 트럼프는 자신이 골프코스를 운영하고 있고 골프 자체를 좋아해 1년에 적어도 100일 정도는 골프장을 방문한다고 한다. 트럼프는 자신이 워낙 자주 오바마의 골프회동을 비난했기에 자신이 골프장에 가는 것이 언론에 알려지길 원하지 않지만 현직 대통령의 골프장 방문은 늘 화제가 되고 세인의 관심사가 된다.

그렇다면 오바마 대통령은 왜 골프를 좋아했을까. <대통령과 골프: 골프로 보는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의 저자인 안문석은 오바마 대통령이 스트레스를 예방하기 위해 골프를 즐겼다고 썼다. 오바마와 10회 이상 골프를 했던 한국계 백악관 보좌관이었던 유진 강은 “오바마 대통령은 골프 중에 트래시 토크를 즐긴다”고 전했다. 골프만 심각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농담도 하고 시끄럽게 떠드는 유형인 것이다. 골프를 하면서 오바마는 자유를 만끽했다고 한다. 오바마의 정치 스타일은 골프에서도 제대로 드러났는데 그는 멀리건(벌타 없이 기회를 주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고 컨시드(마지막 퍼트를 면제해주는 것)를 절대 받지 않았다. 반면 트럼프 현 대통령은 컨시드를 좋아하고 스코어를 종종 속인다는 증언이 여러 곳에서 나왔다. 유명 스포츠 저널리스트인 릭 라일리는 트럼프와 라운딩을 한 후에 “그의 속임수 정도는 1부터 10까지 점수로 환산한다면 11이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박병기 칼럼니스트 (웨신대 미래교육리더십 담당교수·변혁적 리더십 박사·전 미주중앙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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