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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미투 폭발 직전, 갑의 성적 폭력 심각

중국도 미투 폭발 직전, 갑의 성적 폭력 심각

기사승인 2019. 04. 0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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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들은 극단적 선택도 해, 당국은 쉬쉬
중국도 사회적 약자인 을(乙)에 대한 갑(甲)의 성적 침해가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사회 전반적으로 미투(나도 당했다) 운동이 폭발 직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이쑹위안 1
성폭행 혐의로 지난 3월 말 면직된 다이쑹위안 화베이전력대학 재생에너지학원 원장./제공=징지르바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이기는 하지만 성에 관한 한 무척이나 관대하다. 사회 전 분야가 빛의 속도로 발전하는 최근에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자유분방해졌다고 봐도 좋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성과 관련한 갑질이 없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베이징에 소재한 화베이(華北)전력대학 재생에너지학원의 다이쑹위안(戴松元·53) 원장의 후배 교수 성폭행 사건을 우선 꼽을 수 있다.

그는 중국 최고 두뇌들의 집합소인 중국과학원에서 오랫동안 근무해 온 유명 학자로 국가 중점 기초연구 프로젝트인 973계획의 수석과학자를 역임한 바 있다. 화베이전력대학에는 2012년 비교적 젊은 40대 중반 나이에 스카웃돼 바로 원장으로 취임했다. 과학계에서는 그야말로 갑 중의 갑이었다고 할 수 있다. 뛰어난 강의 능력으로 인해 학생들에게 크게 인정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에게는 제자인 여학생들이나 젊은 여교수들을 성적으로 괴롭히는 아주 못된 버릇이 있었다. 수 년 전에는 직위를 이용해 후배 여교수를 집요하게 공략, 급기야 성노예로 타락시키기도 했다. 나중에는 “지금 부인과 이혼하고 너와 재혼하겠다”는 감언이설로 유부녀였던 그녀가 임신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는 전혀 이혼할 생각이 없었다.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인지한 피해 여교수는 우울증으로 고생하다 수 차례 자살 기도를 했다고 한다.

이 사실은 피해 여교수가 주변의 지인에게 고백하는 과정에서 학교 내외로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학교에서는 슬그머니 진실을 덮으려고 했다. 그러자 학생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비인간적인 다이 원장의 행적을 폭로한 다음 학교 측에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진상조사에 나선 학교 측은 3월 말 그를 전격 해임했다. 경찰 역시 본격적으로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직자의 성 갑질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불교협회장을 역임한 베이징 룽취안(龍泉)사 주지 쉐청(學誠·53)이 갑질을 일삼은 대표적 인물. 룽취안사에서 10여년 이상 수행을 해 온 비구니 두 명을 성폭행한 것이 수개월 전 사실로 드러나 곧 재판에 회부될 예정으로 있다. 룽취안사 신도 리란칭(李藍淸) 씨는 “충격이 크다. 비구니 두 분은 칭화(淸華)대학에서 박사 학위까지 받은 분들이다. 그런데도 갑질의 희생양이 됐다. 세상 어디에도 믿을 곳이 없다”면서 종교계에까지 번진 성 갑질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갑의 을에 대한 성폭력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어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국은 기본적으로 미투 운동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 갑질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가 쉽지 않은데다 걸면 누구나 다 걸리면서 억울한 피해자가 생긴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하지만 미투 운동에 나서는 이들이나 누리꾼들은 그야말로 집요하다. 최근 인터넷에서 미투 단어가 검열 대상이 되자 미투(米兎·쌀토끼)로 바꿔 부르면서까지 분위기를 띄우려 노력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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