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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봉지와의 전쟁에 나선 편의점 천국 태국

비닐봉지와의 전쟁에 나선 편의점 천국 태국

기사승인 2019. 04. 0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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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봉지와의 전쟁에 나선 편의점 천국 태국
전국 1만1000개의 매장에서 비닐봉지 절감 누적금액이 실시간 업데이트돼 게시되는 세븐일레븐 매장의 POS 계산대 모니터./사진 = 전창관 방콕 객원기자
편의점 천국 태국이 ‘비닐봉지와의 전쟁’에 나섰다. 태국은 연간 450억장의 비닐봉지를 사용하고, 이에 대한 처리비용으로 연간 200억 바트(약 7150억원)를 지출하면서도 분리수거에 대한 법적 강제성이 없다. 또한 가정에서 취사하는 식문화 대신 매식(買食) 문화가 발달, 각종 스트리트 푸드는 물론 편의점에서 도시락 등의 간편식을 구입하는 라이프스타일로 비닐봉지 남용은 상시적 골칫거리였다.

태국 언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전국에 1만1000개의 편의점을 보유한 세븐일레븐은 소비자가 물품을 구입할 때 일일이 비닐봉지 필요 여부를 묻는 것은 물론 비닐봉지를 받지 않고 물품을 구입해 발생한 절감액을 사회에 기부하는 캠페인에 나섰다. 비닐봉지는 한 장당 0.2바트(약 70원) 정도인데, 지난해 12월 시작한 캠페인의 절금액이 올 3월 28일 현재 5600만 바트(약 20억원)를 돌파했다. 이 같은 절감액은 고객들이 세븐일레븐 매장의 POS(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도록 업데이트 게시되며, 슈퍼 스타 연예인 뚠버디살렘이 홍보대사로 선정되면서 더욱 활기를 띄고 있다.

비닐봉지 절감액의 첫 번째 사용처는 국립 시리랏병원의 신관 건물. 이 신관 건물은 2016년 89세로 승하한 푸미폰 국왕이 84세일 때 이를 기념하기 위해 ‘나와민 버핏 84’라는 이름으로 명명됐는데, 이에 들어갈 최신 의료기기 구입에 비닐봉지 절감액이 쓰이는 것. 세븐일레븐은 지난 1월 24일 비닐봉지 5100만장을 절감해 적립된 2500만 바트(약 9억원)를 국립 시리랏병원에 기부했다.

태국은 연간 450억장의 비닐봉지를 사용하고, 이에 대한 쓰레기 처리비용으로 연간 200억 바트(약 7150억원)를 지출하면서도 분리수거에 대한 법적 강제성이 없는 나라다. 편의점의 비닐봉지를 비롯해 플라스틱 도시락 용기와 플라스틱 일회용컵이 무차별적으로 사용되는 이유다. 지난해 연말 태국 남부 해안에서 1km에 달하는 크기의 쓰레기 섬이 발견되는가 하면 둥근머리 고래가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토해내며 죽어가는 모습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했다.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태국에서 1인당 하루에 버리는 쓰레기가 1.14kg 정도인데, 이를 0.5kg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역설했지만 지금도 비닐봉지를 비롯한 플라스틱 쓰레기가 연간 270만t 가량 버려지고 있다. 그리고 이 가운데 80%는 편의점 등에서 사용되는 비닐봉지다. 세븐일레븐 운영업체인 시피 올(CP All)의 수윗 부사장은 “이번 비닐봉지 절감 캠페인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 문제를 주시해 왔다”면서 “각급 병원 및 대학과 연계해 비닐봉지 절감 캠페인을 벌인 결과 지난해 3월부터 연말까지 전국 1만1000개 편의점에서 총 1억장 정도의 비닐봉지 사용을 줄였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의 종주국인 일본 다음으로 많은 편의점을 운영중인 태국은 한국보다 많은 매장을 전국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2018년 기준으로 3025억8400만 바트(약 10조8235억원)의 매출과 166억1800만 바트(약 5945억원)의 이익을 냈고, 2020년까지 1만3000개의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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