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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인도 총선 앞두고 아시아 소셜플랫폼 정치적 남용 막기 나서

페이스북, 인도 총선 앞두고 아시아 소셜플랫폼 정치적 남용 막기 나서

기사승인 2019. 04. 0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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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총선 관련 계정 655개, 페이지 302개 삭제
'공정한 선거는 민주주의 핵심'vs '표현의 자유 억압'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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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소셜플랫폼의 정치적 남용을 막기 위해 적극 나섰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개인정보 유출로 홍역을 치른 바 있는 페이스북이 이번에는 아시아에서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는 소셜플랫폼의 정치적 악용에 강도높은 대응을 펼치고 있는 것. 인도 총선과 관련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계정들에 대한 삭제 조치가 대표적 사례. 다만 일각에서는 이것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소셜플랫폼 산업 전체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의 2일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전일 인도의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와 관련된 가짜 계정 549개와 페이지 138개를 삭제했다. 페이스북은 이번에 인도와 파키스탄의 부정 활동 계정 712개와 페이지 390개를 삭제했는데, 이 가운데 인도국민회의와 관련된 계정이 대다수를 이룬 것. 총선을 불과 10여일 앞둔 상황에서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와 관련된 계정들이 폐쇄된 것은 곧장 인도 정가에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단 인도국민회의는 ‘공식’ 계정이나 페이지 가운데 삭제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페이스북에 삭제된 계정과 페이지 목록 정보를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현재 인도에서는 3억명 이상이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총선을 앞둔 인도의 정치인들은 페이스북을 핵심 선거운동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수 천개의 계정과 페이지들이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비판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마구잡이로 공유하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 인도인민당(BJP)도 페이스북의 가짜 계정 단속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페이스북은 인도인민당과의 유착 관계가 의심되는 정보기술(IT) 기업 실버 터치의 계정 15개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인도인민당 홍보 관련 앱을 만드는 과정에서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야당을 힐난하는 등 부적절한 유세를 전개했다는 정황이 포착된 것. 페이스북의 계정 삭제 조치에 협력한 아틀란틱협의회 산하 디지털 포렌식 연구소는 “양쪽 정당이 모두 가짜 계정과 페이지에 의존했다는 점이 골치 아픈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파키스탄에서도 군부와 연계된 페이스북 계정 및 페이지 88개와 인스타그램 계정 15개가 가짜 계정으로 판별돼 삭제됐다. 페이스북은 이번에 삭제된 계정 및 페이지들은 파키스탄군(軍) 홍보기구(ISPR)에 의해 운영됐으며, 인도 군과 정부에 대한 허위 정보를 소셜플랫폼을 통해 유포했다고 밝혔다. 이들 계정의 팔로워 수는 280만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지난 2월 벌어진 인도·파키스탄 카슈미르 분쟁과 관련해 가짜 뉴스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페이스북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페이스북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건으로 신뢰도에 타격을 입은 후 지난해 9월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가짜 계정 등을 통해 선거에 개입하는 움직임을 막겠다”고 밝힌 바 있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건은 케임브리지대학 심리학과 연구원이 개인 성격 퀴즈 앱을 통해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명의 개인정보를 수집, 결국 2016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 캠프에 넘어간 것을 말한다.

지난해 10월 페이스북은 필리핀 중간선거를 앞두고 스팸 및 인증 정책을 위반한 계정 39개와 페이지 95개를 삭제했다. 삭제된 페이지 중에는 친(親)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성향의 페이지가 다수 포함됐다. 또한 지난해 8월 이란과 러시아에서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조직적인 허위정보 유포 작전을 펼친 652개 계정이 정지 당했다. 이란과 연계된 계정은 반(反)사우디·반(反)이스라엘 등 자국 내 정치적 주장을 전개했으며, 러시아와 연계된 계정은 미국 사회 문제를 비판하거나 시리아·우크라이나를 겨냥한 게시물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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