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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차’도 ‘메이드 인 차이나’…중 기업들, 일본서 무서운 공세

‘풍차’도 ‘메이드 인 차이나’…중 기업들, 일본서 무서운 공세

기사승인 2019. 04. 0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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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위키미디어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합쳐 부르는 신재생에너지를 상용화하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은 가격 경쟁력이다.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단가가 석유·석탄 등에 의한 화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보다 저렴하다면 상용화 역시 러시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풍차를 이용한 풍력발전의 가격 경쟁력은 이미 화력발전을 넘어선 상태. 최근에는 에너지 저장기술과 융합을 통해 미래 에너지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풍차도 ‘메이드 인 차이나’가 시장을 주도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 기업들의 일본 풍력발전 시장에 대한 공세. 중국 기업들은 자국 풍력발전 시장의 성장 둔화로 해외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는데, 풍차 제조기업들이 줄어들고 있는 일본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것.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소형 풍차시장에서 세계 3위를 달리고 있는 상하이즈위안(上海致遠)은 일본 시장을 겨냥한 상품을 개발했다. 오는 6월 출시하는 출력 19.2㎾의 이 풍차는 ‘일본 전용’이다. 소형 풍차는 대형 풍차(출력 20㎾ 이상)보다 출시 전 필수로 거쳐야 하는 환경평가 기간도 짧고, 설치도 쉬워 일본 시장에 보다 빨리 침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환경평가는 풍차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대형 풍차의 경우 약 5년 정도가 걸리지만 상하이즈위안이 이번에 개발한 소형 풍차는 3개월 안에 환경평가가 끝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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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즈위안은 현재 일본에서 운영하고 있는 250기의 풍차를 10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유 웨이 상하이즈위안 사장은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시장”이라며 “땅이 좁아도 설치할 틈이 많다”고 말했다. 덴마크·독일에 소형 풍차를 판매하고 있는 중국 기업 ANE(靑島安華新元風能)도 올해 안으로 풍차 200기를 일본에서 수주받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ANE는 2017년 10월 일본에 진출, 벌써 소형 풍차 40기를 판매했다. 대형 풍차시장에서 세계 2위를 달리는 중국 골드윈드 역시 2016년부터 일본의 전시회에 참가하는 등 일본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산 풍차는 비교적 값싼 비용을 강점으로 내세워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풍차의 주요 소재인 철(鐵) 가격이 저렴하고 대량생산을 통해 제조·생산비용이 적게 든다. 소형 풍차의 경우 아일랜드 등 유럽에도 유력 기업이 있지만 중국산이 가장 저렴하다. 대형 풍차는 미국·유럽산에 비해 50% 정도 저렴하다.

일본 기업들이 점점 풍차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는 것도 중국 기업들에겐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7월 발표한 ‘제5차 에너지 기본계획’에서 풍력발전을 중점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정부 방침에 응해 오릭스, 도쿄전력홀딩스 등 풍력발전 사업에 진입하는 기업은 늘고 있다. 그러나 풍력발전 관련 기기를 제조하는 일본 기업들은 거의 부재(不在) 수준이다. 실제 미쓰비시중공업과 니혼제강소는 풍력발전 기기 생산에서 사실상 철수했다. 지난 1월 히타치제작소는 풍력발전 기기 자체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에서는 수요가 적은 탓에 히타치제작소의 2016년 기준 최대 생산 능력은 75기였다. 이에 반해 2만기에 달하는 세계 풍차의 연간 생산량 가운데 1만기를 중국 기업들이 제조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자국 풍력발전 시장의 성장 둔화에 한계를 느껴 해외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영국의 시장조사기관 우드맥켄지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신규 풍력발전 설비 용량은 2007만㎾인데, 2021년엔 2195㎾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풍차 수출에 힘을 쏟으며 아프리카·중앙아시아에서의 사업 전개도 계획하고 있다. 일본 등 선진국에서 실적을 올리면 신흥국에서의 판매는 보다 쉬울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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