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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동남아 장밋빛 시장은 없다

[기자의눈] 동남아 장밋빛 시장은 없다

기사승인 2019. 04.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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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민 국제부 기자
“동남아 부동산 수익률이 어마어마 하다던데…” “동남아에 A산업은 아직 블루오션이겠죠?” 동남아시아에 대한 투자 또는 사업을 구상하는 사람들은 이처럼 현지 시장 현황을 묶어서 질문하는 경우가 많다. 10여 개에 달하는 동남아 국가들을 하나의 시장으로 묶어서 인식하기 때문.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접근법’이 틀렸다.

한류(韓流) 프리미엄과 농수산식품·화장품·패션의류·생활유아용품·의약품을 중심으로 동남아 내수시장이 활성화됨에 따라 이 지역에 투자 및 사업 기회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올해 동남아 경제는 안정적인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포괄적 성장 전망이 투자와 사업 성공의 ‘보증수표’는 아니다. 실제 상황에 부딪혀 보면 예상하지 못한 장애물을 숱하게 만날 수 있다. 사전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무엇보다 진출 대상국의 정치·사회 전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진출 대상국과 우리나라의 정치 체계가 다를 경우 이념·정치·전쟁 등에 관한 이야기는 언급하지 않는 편이 좋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경우 신정부가 출범하고, 미얀마는 인종·종교 갈등으로 정치·사회적 불확실성이 크다.

국영기업과 미팅이 있을 때는 의사결정 속도가 더디다는 점을 유의하고, 상담에서부터 거래 성사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베트남의 경우 기후 특성상 오전 미팅을 선호하며, 교통여건으로 약속 시간에 늦는 경우가 잦아 느긋하게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인적·물적 네트워크 구축도 고려할 사안 중 하나. 현지 한인에게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

환리스크 관리도 체크 사항. 투자 및 사업 전략을 구상할 때부터 자금 충당을 현지 통화로 할지, 아니면 원화로 할지 정해야 한다. 외화자산 및 부채는 환율에 따라 큰 폭으로 변하기 때문.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동남아에 대한 막연한 ‘이미지’나 ‘기대’에서 출발하는 투자 및 사업이 얼마나 위험한지 되돌아보게 된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는 속담이 괜히 회자(膾炙)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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