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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수 200만 베트남 유튜버, 도박혐의에 마약 양성반응까지

구독자수 200만 베트남 유튜버, 도박혐의에 마약 양성반응까지

기사승인 2019. 04. 0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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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통해 무모한 행동 과시하던 유튜버, 젊은층에 아이돌과 같은 인기
SNS로 인한 변화에 세대간 갈등, 사회문제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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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수 200만의 베트남 인기 유튜버 카 바잉. 3일 현재 그의 유튜브 채널은 해지된 상태다./사진=카 바잉 유튜브 캡쳐
자극적이고 무모한 행동을 통해 베트남 젊은층의 인기를 끌던 인기 유튜버가 불법도박 혐의로 체포된 데 이어 마약 양성반응까지 보여 베트남 사회가 시끄럽다. 페이스북·유튜브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함에 따라 ‘갱단 문화’가 멋지게 포장되고, 베트남 청소년들이 속수무책으로 노출되는 현상에 세대간 갈등 우려도 불거지고 있다.

사건의 주인공은 구독자수가 200만명에 달하는 인기 유튜버 ‘카 바잉’. 본명인 응오 바 카에서 지은 카 바잉은 ‘제법 쿨한, 멋진’이라는 뜻이다. 그는 길거리와 가라오케에서 춤을 추는 영상, 그리고 장난전화나 자극적인 행동으로 청소년들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페이스북 팔로워(팬)는 수십만 명에 달하며, 유튜브를 시작한 이후엔 구독자만 200만명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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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카 바잉이 친구들과 함께 하노이-하이퐁 고속도로 한 개 차선을 점령해 찍어 올린 사진(좌). 지난달 26일 올라온 200만원이 넘는 고가 오토바이를 부순 후 불태우는 영상(우)./사진=카 바잉 페이스북, 유튜브 캡쳐
그는 ‘SNS 친구들’이라고 불리는 무리와 함께 어울리는 영상을 찍어 올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표적인 것이 고속도로 한 개 차선을 점령해 과시용 사진을 찍거나 고가의 오토바이를 부순 후 불태운 사건. 고속도로 사건은 교통혼잡과 위험을 초래해 공안이 550만동(약 27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불과 5일 후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오토바이를 불태우는 영상을 올렸다.

공안이 다시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히던 차에 그는 불법도박 혐의로 체포됐다. 박닝성 경찰은 2일(현지시간) 체포 소식과 함께 그가 마약 양성반응까지 보였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 뚜오이 쩨 등에 따르면 수색 과정에서 불법 사채와 관련된 증거도 다수 발견됐으며, 불법도박 규모는 수억 동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친구들과 함께 노는 모습은 사실 베트남 사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른바 갱단 문화와 비슷하다. 그러나 페이스북·유튜브 같은 SNS를 통해 이런 모습이 멋진 것, 쿨한 것으로 포장돼 퍼지면서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문제로 떠오른 것. SNS의 특성상 베트남 청소년들이 속수무책으로 노출되는 것은 물론 확산 속도가 빨라 자신은 물론 청소년들도 더욱 자극적인 행동을 찾아 나서게 됐다는 것이다.

학부모를 포함한 기성세대의 가장 큰 고민 역시 카 바잉. 자녀들이 그의 유튜브를 보는 것을 발견한 학부모가 핸드폰과 태블릿PC를 압수하거나 부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폭행·상해로 소년원을 다녀온 전과에 더해 자극적인 행동을 이어가는 그의 영향력에 이번 체포까지 겹치며 기성세대가 우려를 표하는 등 세대간 갈등으로 번져가는 양상이다.

부모와 사회에 대한 청소년들의 반발 심리, 갱단 문화, 그리고 도박을 동경해 이탈 행위로 이어지는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이번 체포 소식에도 청소년들은 카 바잉이 ‘재미있고, 잘 노는 사람일 뿐’이란 반응이 대다수. 공안 앞에서 울먹거리는 영상에는 ‘울지마요, 다시 장난쳐야죠’ 하는 댓글 혹은 ‘죄가 없다는 것을 안다’는 댓글이 넘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성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카 바잉이 소외된 농촌 청년의 상징이라는 것. 교육과 사회의 혜택을 누리지 못해 제한된 환경에서 자극적인 것을 좇을 수 밖에 없는 ‘제법 슬픈’ 청년의 자화상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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