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신입 모셔라” 일본기업, 초임 인상 등 ‘공격적 인재 쟁탈전’

“신입 모셔라” 일본기업, 초임 인상 등 ‘공격적 인재 쟁탈전’

기사승인 2019. 04. 04. 16:2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clip20190404162420
일본 기업들이 ‘신입사원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일손 부족으로 취업준비생이 ‘갑(甲)’인데다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 역시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 일본 취업준비생은 여러 기업에 자기소개서를 넣고 대우가 좋은 기업을 골라간다. ‘을(乙)’인 기업들은 우수한 인재를 놓칠까 전전긍긍하며 모시기 경쟁을 펼친다. 초임 인상과 취업준비생의 구미를 당길만한 연봉체계를 공격적으로 마련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4일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의 모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은 2020년 봄 입사하는 신입사원의 초임을 21% 인상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패스트리테일링의 신입사원 초임은 현재 21만엔(약 214만원) 수준에서 25만5000엔(약 260만원)으로 오른다. 내년 봄 채용 예정인 신입사원은 650명. 패스트리테일링은 올해 봄에 입사한 신입사원의 임금 인상도 검토중이다.

신입사원 초임 인상 배경에는 우수 인재 미확보에 대한 우려가 깔려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우수한 대졸 신입사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으로도 꼽히는 패스트리테일링은 2016년부터 일주간의 해외 인턴십 제도를 도입했다. 차세대 임원급 ‘리더’를 발굴한다는 취지 아래 취업준비생을 모집한 것. 매년 우수한 대학생들이 해외 인턴십 제도에 지원하고 있지만 실제 입사로 연결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것이 패스트리테일링 간부의 고백. 좀 더 좋은 대우를 찾아 타(他) 기업의 문을 노크한다는 것이다.

심각한 일손 부족과 경기 회복 등을 배경으로 일본의 대학 졸업자 채용 시장의 주도권은 취업준비생이 쥐게 됐다. 이들은 기업의 신입사원에 대한 대우를 보고 골라서 취업한다. 여타 기업들에 비해 신입사원 대우가 떨어지는 기업의 경우 채용에서 불리해진다. 이 때문에 초임을 인상, 신입사원을 유혹하는 것. 유통업체 이온 리테일도 올해 봄 입사하는 신입사원의 초임을 4년 만에 인상할 예정이다. 편의점 체인 로손도 마찬가지. 식품 대기업 큐피는 올해 봄 입사하는 신입사원의 초임을 2% 인상하기로 했다.

취업준비생의 구미를 당길 만한 새로운 연봉체계를 마련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능력과 전문성에 따라 개별적으로 높은 대우를 해주며 우수한 인재를 모셔오는 것. 야후 재팬은 2018년 3월 웹서비스 개발자를 겨냥해 ‘엔지니어 스페셜리스트 코스’를 신설했다. 초봉은 650만엔(약 6600만원) 수준으로 4년제 대학 졸업자 초봉에 비해 50%나 높다. 18세 이상 30세 이하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하며, 자신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의 다운로드 수가 100만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인사평가 시스템을 취급하는 기업 아시타노팀은 올해 4월 입사하는 신입사원의 초임을 5단계로 나눠 지급하기로 했다. 입사 전 인턴시절 성과에 따라 28만~33만엔으로 차등을 둬 초임을 지급하는 것. “우수한 젊은이들을 정당하게 평가해 주자는 마음이 크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인공지능(AI) 개발 기업인 프리퍼드 네트웍스도 능력과 실적에 따른 연봉체계를 새로 도입했다.

보육사의 전직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넥스트비트는 올해부터 대졸 신입사원의 일률적 초임을 폐지하고, 대신 자격과 기술·인턴 실적에 따라 연봉을 차별 지급하기로 했다. 연봉 범위는 420만~840만엔으로 같은 신입사원이라도 수 백만엔의 차이가 날 수 있다. 회사 측은 스타트업을 선택하는 대학 졸업자는 늘고 있지만 더욱 매력적인 제도로 이들을 끌어들여야 할 필요가 있어 이 같은 제도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전자기업 도시바 역시 오는 4월부터 고급 기술을 가진 인재의 채용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고용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