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기 ‘둔화’에서 ‘부진’ 진단…우려 수위 높여

지난해 10월까지는 '개선', 11월부터 5개월간 '둔화', 4월 '부진'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한 평가…'급락'은 아냐"

KDI 홈페이지 캡처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 경기가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KDI는 작년 10월까지 경기가 개선 추세라고 판단한 이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둔화’라는 표현을 써오다가 수위가 한 단계 높은 ‘부진’을 총평에서 처음 사용했다.

7일 ‘KDI 경제동향’ 4월호 보고서에는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점차 부진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둔화보다 더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에서 부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며 “다만 이는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한 평가로 경기가 ‘급락’했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고 전망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도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2월 소매판매액은 설 명절 이동의 영향으로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했다. 1~2월 평균으로도 증가폭이 축소되면서 민간소비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설비투자의 감소세가 심화되는 가운데, 건설투자의 부진도 지속되고 있다. 3월 수출(금액 기준)은 반도체, 석유류 등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품목에서 감소했고, 2월 수출물량도 감소를 기록했다.

2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과 토목 부문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월 10.9% 감소에 이어 10.6% 감소했다. 건축부문이 전월 10.5% 감소에 이어 7.9% 감소하고, 토목부문은 전월 12.4% 감소에 비해 감소폭이 확대된 -19.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계절조정 전월 대비로도 건축은 -3.5%, 토목은 -8.2% 등 모두 위축됐다.

생산 측면에서도 광공업생산의 부진이 심화되는 가운데 서비스업생산의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 광공업생산은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품목의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감소폭이 확대됐다. 제조업 가동률이 하락하고 재고율은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

서비스업생산은 1~2월 평균으로 작년 12월에 비해 증가폭이 소폭 축소됐다. 아울러 경기 동행지수와 선행지수의 순환변동치도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경상수지는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축소됐지만 본원소득수지 흑자폭도 축소되면서 전년 동월 39억달러와 유사한 36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