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몰디브 총선서 친인도 성향 집권여당 압승…중국 일대일로 ‘압박’ 증가

몰디브 총선서 친인도 성향 집권여당 압승…중국 일대일로 ‘압박’ 증가

기사승인 2019. 04. 09. 17:17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Maldives Election <YONHAP NO-2694> (AP)
몰디브 말레에서 한 여성이 6일(현지시간) 총선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AP, 연합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에서 진행된 총선에서 친(親)인도 성향의 집권여당 몰디브민주당(MDP)의 압도적 승리가 확실시 되면서 중국의 역점 국책사업인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의 전망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지난해 말 치러진 몰디브 대선에서 친인도 성향의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대통령이 친(親)중국 정권을 밀어내고 5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낸데 이어 총선에서도 여당의 승리가 확실시 되면서 몰디브 내 일대일로 사업 반대 목소리가 한층 더 힘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아시안리뷰의 9일 보도에 따르면 몰디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7일 치러진 총선의 예비 개표 결과 전체 의석 87석 가운데 몰디브민주당이 60석 이상을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몰디브민주당의 승리가 확정되면 2008년 다당제가 도입된 이래 몰디브에서 특정 정당이 단독으로 3분의 2 의석을 차지하는 첫 사례가 나오는 것이다. 총선의 최종 결과는 오는 12일 발표된다.

19석에 불과했던 몰디브민주당의 의석이 과반을 훌쩍 넘는 3분의 2 수준까지 늘어나면서 의회 내 영향력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몰디브민주당은 “정치적 자유 회복과 부패 척결을 위한 노력이 압도적인 승리를 가져왔다”며 일찌감치 승리를 선언했다.

이번 총선 결과는 일대일로에 회의적 태도를 보여 온 솔리 정권에 힘을 더해주게 될 전망이다. 솔리 대통령은 예비 개표 후 “몰디브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만큼 전(前) 정부와 중국의 관계 조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선포해 둔 상태다. 이미 파키스탄·말레이시아 등의 국가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는 일대일로가 또 하나의 장애물을 마주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몰디브는 현재 중국발(發) 빚더미로 인해 주권마저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다. 친중 성향의 압둘라 야민 전 대통령 정권은 2013년 집권한 이후 중국이 진행하는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를 선언하면서 차이나머니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였다. 이 돈은 국제공항 확장·주택공급 사업 등 각종 건설 사업에 투입됐다. 그러나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브라힘 아미어 몰디브 재무장관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몰디브의 대(對) 중국 부채 규모는 14억 달러(약 1조599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몰디브 국내총생산(GDP)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액수. 또 2017년 말 중국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 협정 이후 몰디브 전체 수입에서 중국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4%에서 지난해 17%까지 급증했다.

솔리 대통령은 일대일로 사업 참여를 통한 국가 발전을 주장한 야민 전 정권의 구상을 비판하면서 이로 인한 폐단을 바로잡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솔리 정부는 중국과의 FTA 합의를 무력화하고,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 참여도 재고한다는 방침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