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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의 고민...매각 가능성 높아진 아시아나항공의 저주

산업은행의 고민...매각 가능성 높아진 아시아나항공의 저주

기사승인 2019. 04.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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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이번주 내로 산업은행의 아시아나항공 실사 결과가 나올 예정인 가운데 산은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산은은 채권단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에 자구안을 요구하면서 매각 가능성을 높이고 있으나 정작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앞서 대우조선해양에도 10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을 투입하며 좀비기업을 살렸다는 여론도 있어 산은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상환해야 할 채무만 1조7400억원에 달하지만 이를 해결한 자금조달 방안이 뚜렷하지 않고, 저가항공사와 단거리 노선 경쟁으로 인해 매출 성장도 둔화된 상황이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아시아나항공 실사 결과가 이번주 내로 나온다. 현재 산업은행과 아시아나항공은 강도 높은 자구안을 두고 논의 중에 있다. 채권단은 이미 1년간 자구안을 실행하다 채권단에 도움을 청한 아시아나항공에 또다시 자구안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선 산업은행이 채권단을 이용해 아시아나항공을 압박해 매각 수순을 밟기 위한 방법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의 낮아진 경쟁력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수익성이 높은 장거리 노선 대신 수익성이 낮은 단거리 노선을 저가항공사와 경쟁하면서 매출 성장률이 둔화된 상황이다. 작년 3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은 미주와 유럽노선에서 각각 2386억원, 1763억원을 벌어들였으나 이 두 노선은 전체 매출비중에서 38% 정도다. 단거리 노선인 동남아와 중국, 일본, 국내 등이 56%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와 일본, 동남아 노선의 매출액은 총 4192억원이다. 미주와 유럽노선과 비슷한 규모다.

대한항공과 약 2배 차이 나는 운용리스 비용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83기 중 51기(61%)를 운용리스로 빌려 쓰고 있다. 164기 중 28기(약 17%)를 리스한 대한항공보다 3배 가량 많은 수준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이 1년이내 지출해야 할 최소 운용리스 비용은 5499억원에 달한다. 대한항공은 2661억원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외에도 엔진도 리스로 빌려 쓰고 있어 향후 정비 부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시아나항공은 작년에만 항공과 엔진 리스 비용으로 6035억원을 지출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아시아나항공은 2015년 부채비율이 991.5%를 기록했다가 2017년 720%까지 떨어졌으나 지난해에는 다시 814.9%로 올랐다. 대한항공은 앞서 2016년 1178%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743.7%까지 떨어졌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쟁력 악화에 지난달 나이스신용평가사도 ‘감사보고서 한정의견이 나온데 이어 국내외 경쟁심화로 장단거리 노선에서 경쟁력 약화 가능성이 높고, 미래 재무적 융통성이 저하될 수 있다’며 단기신용등급 하향검토 대상으로 정했다.

업계에선 산업은행이 공적자금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을 경영정상화한 뒤 매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 신규자금 투입 규모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사옥과 CJ대한통운 지분을 매각해 약 5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으나 영구채 발행 등에 실패하면서 더이상의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두고 제2의 대우조선해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앞서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을 살리기 위해 총 3번에 걸쳐 공적자금을 약 10조원 투입한 바 있다. 2009년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무산된 이후 2015년과 2016년 각각 4조2000억원과 2조8000억원을, 2017년에는 2억9000억원을 지원받은 뒤에야 흑자로 돌아서며 현재 현대중공업에 매각을 추진 중이다.

시장에선 아시아나항공의 잠재적 인수 후보군들이 여럿 거론되고 있다. SK그룹과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 롯데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선 아시아나 항공 매각 수순이 이미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가 개선돼야 매각 작업도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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