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과속 스캔들 겪는 중국 스타트업 성장통

과속 스캔들 겪는 중국 스타트업 성장통

기사승인 2019. 04. 10. 16:5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도산과 사기 등으로 어수선, 정리 되면 미래 보일 듯
KakaoTalk_20190410_165205901
미국에 이어 G2로 자리를 굳힌 중국의 경제 근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이 최근 들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대부분 출발은 좋았지만 너무 앞서 나간다거나 과열 분위기에 휘말리는 등의 부작용에 직면하면서 생존을 기약하지 못하는 사례가 다반사로 속출하고 있는 것. 조금 심하게 말하면 ‘과속 스캔들’로 인해 파산 등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맞딱뜨리고 있는 것이다.

스타트업 업계의 사정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10일 전언에 따르면 중국은 4차산업의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8년 말을 기준으로 창업하는 업체가 하루 평균 1만8400개로 2013년에 비해 167%나 급증한 것만 봐도 그렇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창업 분야에서는 G1의 성지(聖地)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금은 이름을 대면 다 아는 바이두(百度)를 비롯해 알리바바, 텐센트 등 이른바 BAT 같은 성공 기업들도 상당히 많다. BAT란 2010년대 들어 중국의 3대 IT 기업으로 떠오른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의 영문 첫 글자를 이어 만든 용어.

하지만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실패 사례도 만만치 않다. 특히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경기가 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근래 들어서는 더욱 그렇다. 파산 열풍까지 분다는 언론의 지적이 대표적. 직격탄을 맞은 업종은 뛰어난 기술보다는 우후죽순 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생겨난 자전거 공유 및 온라인 부동산, 그리고 핀테크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자전거 공유 분야에서 신화를 써내려갔던 오포(OFO)의 몰락이 대표적 사례다. 오포는 2014년 당시 23살이던 창업자 다이웨이(戴威)가 “버스와 지하철에서 내린 시민들에게 마지막 1㎞를 갈 교통수단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내걸고 창업한 후 수년 동안 승승장구했다. 알리바바와 샤오미(小米)가 경쟁적으로 투자를 한 것은 다 이유가 있었던 것.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낮은 수익모델에 발목이 잡혀 협력 업체들에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급기야 시장에 파산 소식이 나돌았다. 지속적으로 영업적자가 나는 현실을 상기할 경우 사실상 파산했다고 봐도 좋다.

시위
광둥성 둥관의 P2P 투자자들이 피해액 반환을 요구하면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P2P 업체들의 파산이 잇따르면서 최근 이런 시위가 일상이 되고 있다./제공=징지르바오(經濟日報)
핀테크 분야는 더욱 심각하다. 온라인 대출업체 모다이(modai)를 비롯해 우후죽순 생겨난 개인 간 거래(P2P) 업체들이 줄줄이 파산하는 현실을 보면 명확해진다. 전국적으로 400개 가까운 업체가 파산에 직면했거나 위험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이 가만히 있을 까닭이 없다. 전국에서 거의 매일 투자액 반환 요구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파산 업체들이 몰려있는 광둥(廣東)성 둥관(東莞) 등에서는 폭력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 P2P 업계가 사기꾼들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는 말은 이로 보면 과한 것도 아닌 듯하다.

이처럼 중국의 다수 스타트업들이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거대한 시장과 손쉬운 자금 유치를 통한 이른바 ‘돈질’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킬러 콘텐츠나 혁신기술 등은 부재한 탓이다. 한마디로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하면서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고 볼 수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평론가 저우잉(周穎) 씨는 “그동안 스타트업들은 옥석이 구분되지 않았다. ‘묻지마’ 투자에 의해 오늘 생겨났다 내일 사라졌다. 이제는 정리가 돼야 할 시점이다. 개인적으로는 현재의 스타트업 90%는 사라지고 진정한 혁신기업들인 10%만 남을 것이라고 본다”면서 현재의 상황이 성장통이라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많은 자금이 투입된 스타트업 업계에 파산이 일상화되면 전체 경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양식있는 업계 전문가들이 이제라도 당국이 개입해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중국 스타트업 업계가 중대한 기로에 선 것은 분명한 현실로 보인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