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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무서운 세력 확장…신 ‘북극 냉전’ 심화

러시아 무서운 세력 확장…신 ‘북극 냉전’ 심화

기사승인 2019. 04. 1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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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tic tanker Christ...
사진=/연합뉴스, 타스
북극(北極)은 채굴 가능한 석유의 15%, 천연가스의 30% 등 전세계 자원의 22%가 매장돼 있다. 북극해 노선의 상업적 이용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군사적 이용도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북극이 각국의 각축장으로 변모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 러시아와 미국 등 강대국들이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면서 ‘신(新) 냉전’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러시아가 북극에서 무섭게 세력을 확장하면서 미국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 9~10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북극해 연안국 정상들이 참여한 가운데 제5회 국제북극권 포럼이 열렸다.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9일 포럼 연설에서 해외 투자를 유치, 북극 개발을 주도하겠다는 생각을 강력 피력했다.

러시아는 이미 북극 액화천연가스(LNG)-2 프로젝트 등을 통해 자원 개발에 한창이다. 이는 러시아의 2차 LNG 프로젝트로 연간 1830만t 규모의 LNG 생산이 가능한 액화플랜트를 건설하는 사업.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일본 미쓰비시상사·미쓰이물산 등이 이 사업에 관심을 표명하며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1차 LNG 프로젝트였던 야말 프로젝트는 성공했다. 지난해 12월 시베리아 최북단 야말반도에 연간 1650만t 규모의 LNG 생산기지를 건설, 본격 가동중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포럼에서 2035년까지 진행되는 새로운 북극 개발 전략을 곧 승인하겠다고 밝혀 북극 자원 개발에 대한 야망을 엿보게 했다. 지난 1996년 북극해에 인접한 러시아와 미국을 포함한 8개국이 ‘북극 이사회’를 출범시켜 국제적인 감시에 나선 상태지만 러시아는 북극에서의 자원 개발을 주도권 선점으로 연결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북극에서의 러시아 군사력 확장도 무섭다. 러시아는 이미 프란차요시파 제도의 알렉산드라랜드에 1만4000㎡ 규모의 군사기지를 보유한데 더해 방공 시스템까지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말 푸틴 대통령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국방관련 회의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미국 알래스카 인근의)우랑겔 섬에 2019년까지 방공 시스템 등을 완성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러시아의 행보에 미국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제임스 포고 미 해군 유럽함대 사령관은 지난 2월 “북극, 구체적으로 북극해는 국제적인 해역으로 그 누구의 호수도 아니다”라며 견제에 나섰다. 하지만 미국이 가지고 있는 쇄빙선 가운데 북극해를 항해할 수 있는 것은 오직 1척 뿐이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이번 포럼에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추진 쇄빙선 4척 이 외에도 3척을 추가 건조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북극해를 통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북극 항로의 이용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앞으로 북극 항로의 물류 수송량을 지난해 2000만t에서 2025년 8000만t까지 늘리는 등 북극 항로 활용을 증대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북극 항로 개척은 ‘제해권’을 위한 포석으로도 보인다. 러시아는 이미 연안을 항해하는 선박에 대해 사전신고를 의무화했으며, 외국 국적선의 자원 수송을 제한하는 법 개정도 마무리했다.

지난해 6월 미국의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은 알래스카를 방문해 “미국은 북극에서 (적들과) 싸워야 한다. 북극 지역을 (군사 관련 기지로)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실에선 러시아가 앞서가고 있는 모양새. 북극의 주도권을 손에 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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