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스모그에 황사, 꽃가루까지, 베이징은 숨막혀

스모그에 황사, 꽃가루까지, 베이징은 숨막혀

기사승인 2019. 04. 13. 21:5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4월부터는 여름 진입 전까지는 일상
자연재해가 한 가지만 내습해도 당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괴롭다. 그런데 세 가지가 함께 온다면 그 고통은 정말 상상하기 쉽지 않다. 지금 중국 수도 베이징 일대가 그렇다. 화불단행(禍不單行·불행은 한꺼번에 옴)이라는 말이 있듯 4월 들어 스모그와 황사, 봄철 꽃가루를 뜻하는 류쉬(柳絮)가 한꺼번에 내습, 고통을 안겨주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한마디로 베이징 일대 시민들을 완전 공황상태로 몰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인 것 같다.

20190413_162836
스모그를 비롯해 황사, 꽃가루까지 내습한 베이징 시내의 전경. 3중고를 겪는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상이 되고 있다./베이징=홍순도 특파원.
중국 기상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13일 전언에 다르면 우선 스모그가 예사롭지 않다. 스모그 원인물질인 초미세먼지(PM2.5)가 며칠 전부터 오락가락하더니 급기야 이날 오후 베이징 거의 전 지역에서 200㎍/㎥에 근접하면서 시민들의 생활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오후부터 강풍이 불어 일부 지역에서 상태가 급격하게 좋아졌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좋아지라는 법은 없다. 올해 들어 유난히 PM2.5 농도가 높아졌다가 다시 낮아지는 행보를 거듭한 것을 보면 진짜 그렇다고 해야 한다.

황사 역시 베이징 일대 시민들을 괴롭히는데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다. 강력한 수준은 아니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일상생활에 부담을 받을 수밖에 없다. 황사의 특성 상 6월까지는 여러차례 내습할 가능성이 높다.

꽃가루 역시 불청객으로 손색이 없다. 특히 스모그 및 황사와 어우러질 경우 정말 대책이 없어진다. 지금이 바로 이런 때가 아닌가 보인다. 꽃가루 자체는 아직 피크가 아니나 절묘하게 조우하면서 베이징 일대를 숨막히게 만들고 있다. 이에 대해 베이징 시민 쑹린(宋琳) 씨는 “베이징 시민은 정말 극한 직업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도저히 살 수가 없다. 직장만 이곳에 없다면 어디 먼 곳으로라도 이사를 가고 싶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베이징은 원래 도시 기능적인 면에서 보면 이상적인 곳이라고 하기 어렵다. 가장 결정적인 약점이 아마도 강이나 바다를 끼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환경 역시 수천년 전부터 황사로 고통받아 왔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좋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이 수도를 옮기려고 고민했다는 사실은 이로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옮기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는 스모그와 류쉬에까지 시민들이 공격당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베이징이 숨막히다는 일부 언론의 한탄은 정말 괜한 게 아닌 것 같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