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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야당 원내대표 사무실 점거, 민주주의 파괴 행위

[사설] 야당 원내대표 사무실 점거, 민주주의 파괴 행위

기사승인 2019. 04. 1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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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전 10시경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이라고 밝힌 대학생 22명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을 기습, 강제 점거했다. 이들은 ‘반민특위 망언 나경원 사퇴’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다 50분만에 국회직원들에 의해 의원회관 밖으로 끌려나간 후에도 농성을 이어가다가 서울 영등포 경찰서에 연행됐다고 한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오후 대변인 논평을 통해 청와대부터 법과 질서를 경시하니 과격 일부 대학생 집단이 야당 원내대표 사무실까지 불법 폭력점거에 나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국회에서 불법 폭력시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아직까지는 국회사무처가 특별한 반응이나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민주적 절차를 통한 합의 정신의 산실인 국회 의원회관의 야당 원내대표 사무실을 무단 점거한다는 것은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파괴하는 폭거가 아닐 수 없다. 생각이 다른 이들에게 논거로 자신의 주장을 설득하기는커녕 상대에게 위협을 가하려는 발상 자체가 반(反)민주적이다. 건전한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서도 이런 발상과 행동을 일벌백계해야 한다.

그런데 경찰과 검찰이 불법 폭력시위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3일 민노총의 폭력적인 국회 경내진입 때도 경찰은 불법시위자 25명을 연행했지만 다음날 새벽 모두 석방했다. 이번에도 서울 영등포 경찰서는 지난 13일 연행된 22명 가운데 2명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이 2명 가운데 1명만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나머지 21명은 모두 석방됐다.

경찰과 검찰의 솜방망이 처벌은 불법 폭력시위자들로 하여금 경찰과 검찰의 권위를 무시하게 만들고 향후에도 유사한 행동에 나서게 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이들은 이제 경찰서에 끌려와서도 손가락으로 브이 자를 그리면서 의기양양하다고 한다. 경찰과 검찰이 이런 불법 폭력시위가 단순한 경범죄가 아니라 우리사회의 기본질서인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심각성을 지니고 있음을 인식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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