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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좌경화에 中 지식인들 반발 극심

극단적 좌경화에 中 지식인들 반발 극심

기사승인 2019. 04. 1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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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회전 깜빡이에 좌회전한다는 비난까지 나와
중국의 지식인들이 최근 ‘문화대혁명’을 연상시키는 자국의 극단적 좌경화 경향에 반발 조짐을 보여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는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시대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서슴지 않아 당국과 정면충돌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자칫하면 사상투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좌경화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는 사실은 최근의 여러 정황을 보면 알 수 있다. 중국 정치 흐름에 밝은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15일 전언에 따르면 우선 국진민퇴(國進民退·국영기업은 발전하고 민간기업은 쇠퇴)에 적극 나서는 당국의 행보를 꼽아야 할 것 같다. 당국자들은 절대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흐름은 분명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회장이 지난해 9월 아직 젊은 나이임에도 1년 후 은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만 봐도 좋다. 비교적 자유주의적 성향을 가진 그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당국의 압력이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유추가 가능한 것이다.

사회주의 국가의 전형적인 행태인 우상화 작업 역시 거론해야 한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말할 것도 없고 아버지 시중쉰(習仲勳) 전 부총리까지 개혁· 개방의 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의 최측근이었다고 띄우는 것을 보면 그렇다고 해야 한다. 이에 대해 변호사 신딩강(辛定剛) 씨는 “시 주석은 지금 우회전 깜빡이를 켜놓은 채 좌회전을 한다. 말과 행동이 극과 극으로 다르다. 세상은 변하는데 오히려 사상은 후퇴하고 있다”면서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애국주의교육
중국을 휩쓰는 애국주의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베이징의 모 중학교 학생들의 모습. 중국 당국이 추진하는 좌경화의 행보를 엿볼 수 있다./제공=신화(新華)통신
반미 정서와 직결되는 애국주의 바람을 묘하게 부추기는 행보도 꼽지 않을 수 없다. 항간에 ‘대단하다, 우리 조국’과 같은 구호들이 빈번하게 퍼져나가는 현실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른바 국뽕이 중국 대륙을 배회한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그러나 단연 하이라이트는 청년 1000만명 이상을 농촌에 보내 일하게 하는 이른바 하방(下放) 추진 계획이라고 해야 한다. 당 청년 조직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이 도농격차 해소를 위해 오는 2022년까지 추진하려는 프로젝트로 3월 하순 이미 전국에 문건으로 통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농민의 사상과 예절 향상 및 빈곤 지역의 문화·과학·위생 보급을 추진하는 프로그램들이 적시된 문건을 살펴보면 내용은 그럴듯 하다.

이런 극단적 좌경화 경향에 대한 반발은 만만치 않다. 벌써부터 자유주의 경향이 농후한 청년층의 보이콧에 직면할지도 모르는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일부 지식인들의 반발 역시 강력하다. 대표적인 인물도 꼽을 수 있다. 바로 국가주석 임기제 폐지를 통해 현 정권이 독재의 길을 모색한다는 비판을 정면으로 가한 쉬장룬(許章潤·56) 칭화(淸華)대학 법대 교수를 꼽아야 한다. 그는 이로 인해 학교에서 정직 처분을 당했지만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를 지지하는 지식인 그룹 역시 거론해야 한다. 할 말을 했는데 왜 압박을 가하느냐면서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교수들은 대부분 이 그룹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나같이 유명 대학의 유력한 교수들이라 파급효과가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런민(人民)대학의 샹쑹쭤(向松祚·57) 경제학 교수는 주로 경제 정책의 좌경화를 비판하고 있는 케이스에 속한다. 목숨을 걸고 할 말을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당국에서도 어쩌지 못하고 있다. 인권 변호사들도 빼놓을 수 없다. 전국적으로 모임을 가지면서 조직적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시진핑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문화대혁명 시대에 하방을 겪은 50대 후반 이상의 기성세대를 대표한다. 좌경화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그 영향 역시 많이 받았다고 해야 한다. 최근의 상황에 별반 위화감을 갖지 않는 것이 반증이다. 하지만 반발의 강도에 비춰보면 예상 외의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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