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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상최장 ‘황금연휴’에도 경기 활성화 의문

일본, 사상최장 ‘황금연휴’에도 경기 활성화 의문

기사승인 2019. 04. 1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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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TOKYO-MEGURO RIVER
지난 4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메구로 강변에 벚꽃이 만개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화
일반적으로 국민들이 모두 쉬는 연휴 기간에는 소비 진작을 통한 내수경기 활성화가 기대된다. 장장 10일간의 골든위크(황금연휴)가 예정돼 있는 일본이 대표적. 하지만 일본에선 소비 증가와 침체라는 상반된 전망이 혼재돼 흘러나오고 있다. 1조엔에 달하는 소비 증가 효과가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한편으로 ‘돈을 많이 썼다’는 기분이 황금연휴 이후 ‘절약 모드’로 바뀌면서 오히려 소비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특히 일부에서는 장기간의 연휴가 생산활동과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에 오히려 독(毒)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일본은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장기간의 황금연휴를 갖는다. 히로히토(裕仁) 전 일왕의 생일로 공휴일인 4월 29일(월)부터 5월 6일까지 헌법기념일·녹색의날·어린이날 등의 공휴일이 몰려있기 때문. 올해는 아키히토(明仁) 현 일왕이 퇴위하는 4월 30일과 나루히토(德仁) 새 일왕이 즉위하는 5월 1일도 공휴일로 지정됐다. 아울러 5월 6일(월)도 임시공휴일이 되면서 사상 최장인 10일간의 황금연휴가 펼쳐진다.

황금연휴인 만큼 이 기간 동안 국내외 여행자 수도 사상 최대가 될 전망이다. 실제 일본 최대 여행사인 JTB에 따르면 올해 황금연휴 기간 동안 국내외 여행자 수는 지난해에 비해 1.2% 증가한 2467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해외 여행은 전년 대비 6.9%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상당수 이코노미스트 역시 황금연휴 기간 중 소비가 경기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미쓰비시 UFJ 모건스탠리증권의 시카노 다쓰시(鹿野達史) 이코노미스트는 여행이나 음식에 대한 소비 등으로 황금연휴 중 소비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265억엔(약 9조3836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긴 연휴로 인한 소비 증가가 내수경기 활성화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황금연휴 기간 중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느끼는 ‘돈을 많이 썼다’는 기분이 연휴 이후 소비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 실제 도호쿠(東北) 지방의 한 약사는 “황금연휴 기간에 돈을 쓰기 때문에 연휴 전후에는 소비가 침체된다”고 말했다. 미나미칸토(南關東) 지방의 리조트 관계자는 황금연휴 기간 동안의 예약은 순조롭지만 그의 반동으로 이후에는 예약자가 없을까 걱정이라고 전했다.

지난 3월 일본 내각부가 2000명을 대상으로 황금연휴 기간의 경기에 대해 조사한 결과 연휴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올해 봄 노사간 임금협상에서 주요 기업들의 임금인상 폭이 지난해보다 적었다. 임금 측면에서 보면 소비가 크게 늘어날 환경이 아니라는 것.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의 나가하마 도시히로(永浜利廣)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이 황금연휴 이후 ‘절약 모드’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긴 연휴로 공장들의 가동일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물품 생산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코노미스트들은 긴 연휴로 인해 기업들의 생산이 4.6%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휴 10일 동안에는 금융시장도 불안을 떠안게 된다. 주식을 거래할 수 없기 때문. 만일 연휴 중 해외 증시가 폭락장에 돌입하면 연휴가 끝난 후 일본 증시에도 혼란이 생길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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