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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왓츠앱 안티백신 가짜뉴스에 ‘몸살’

인도, 왓츠앱 안티백신 가짜뉴스에 ‘몸살’

기사승인 2019. 04. 1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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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역 안티백신 메시지에 뭄바이 70여 개 학교 예방접종 거부
왓츠앱, "프라이버시 문제로 메시지 감시 안 돼"
measles vaccine
홍역 백신./연합,신화통신
인도에서 페이스북 메시지 앱인 ‘왓츠앱’(WhatsApp)을 통해 안티백신(Anti-Vaccine) 메시지가 무분별하게 확산되면서 어린이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 안티백신이란 예방접종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우며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믿는 잘못된 백신 공포·회피 현상을 일컫는다. 하지만 이같은 가짜뉴스의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는 왓츠앱은 사용자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이유로 이렇다 할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인도에서 왓츠앱을 통해 홍역·풍진과 관련된 잘못된 백신 정보들이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뭄바이의 70여개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이 몇 달 간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엔아동기금 관계자는 많은 인도 아동들이 백신 미접종으로 인해 항체가 없어 병에 걸릴 경우 속수무책이라고 전했다. 인도의 왓츠앱 이용자 수는 3억명 수준. 이 때문에 왓츠앱을 통한 안티백신 가짜뉴스가 계속 유포될 경우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매년 10만명 이상이 홍역으로 사망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어린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홍역 사망자 중 3분의 1이 인도에서 발생할 만큼 인도의 홍역 감염은 심각한 상황. 또한 풍진 바이러스는 인도에서 매년 수만 건의 선천적 장애를 일으키고 있다. 안티백신 가짜뉴스로 인해 예방접종을 받지 못한 어린이들이 늘어난다면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같은 가짜뉴스의 진원지는 미국. 미국도 최근 안티백신 관련 가짜뉴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종교적 견해와 백신 안전성에 관한 잘못된 정보로 많은 사람들이 접종을 기피하면서 올해만 15개 주에서 홍역이 발병했다. 미국 유튜브 채널인 ‘백신에 관한 진실’이나 ‘아이헬스튜브닷컴’을 통해 “백신 접종을 하지 마세요. 자녀들의 생명을 구하세요”라는 메시지가 인도어로 번역돼 왓츠앱 사용자에게 유포되고 있다. 이 메시지는 백신 접종이 자폐증 유발 등과 관련이 있다는 잘못된 정보를 인도에 마구잡이로 퍼뜨리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비롯한 과학계는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MMR) 백신과 자폐증 사이의 연관성은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며 적극 반박하고 있지만 가짜뉴스는 아랑곳없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하지만 유포에 책임이 있는 왓츠앱은 프라이버시 보호를 이유로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이들은 사용자가 가짜뉴스를 공유할 수 없도록 기술적 업데이트는 진행하도록 하겠지만 왓츠앱이 회사 차원에서 개인이 주고받은 메시지를 열람할 수는 없으며, 게시물을 삭제할 권한도 없다고 밝혔다. 왓츠앱은 사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데 전념하고 있다면서 당국 역시 메시지를 감시할 권한은 없다고 주장했다.

가짜뉴스로 인해 인도 아동들의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인도 아동들의 백신 접종률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상황이기 때문. 프레이블 바라드와이 인도 유니세프 백신 담당자는 “인도에서 처음 인터넷을 접하는 사람들은 잘못된 정보를 걸러내지 못해 백신 접종을 피하고 있다”며 “그들은 왓츠앱 내에서 어떤 분별력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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