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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 생활 30년 청산하고 제주 귀환하는 전설

대륙 생활 30년 청산하고 제주 귀환하는 전설

기사승인 2019. 04. 1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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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훈천 (주)KRCN 대표, 사업으로는 엄청난 성공
“시원섭섭하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인 것 같다. 진짜 그렇다. 여한도 전혀 없다. 하나 바람이 있다면 한국과 중국이 앞으로는 더욱 가까워져 서로 윈윈하는 거라고나 할까. 그러면 베이징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30년 동안 생활한 나도 흐뭇하게 그런 모습을 바라볼 수 있을 테니까….”

송훈천 회장
오는 17일 28년의 베이징 생활을 정리하고 제주도로 귀환하는 송훈천 (주)KRCN 회장./베이징=홍순도 특파원
어느 한 지역에서 30년 가까이 사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그것도 외국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런 정든 곳을 떠나는 것은 진짜 간단한 일이 아니라고 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1992년 4월 한·중 수교 5개월 전에 현대자동차 중국 사무소장으로 부임한 이후 무려 28년 동안 베이징에서 생활해온 (주)KRCN의 송훈천(66) 회장은 이 어려운 일을 곧 결행할 예정으로 있다. 17일 베이징 생활을 완전히 접고 제주도로 귀환, 제2의 인생을 살기로 한 것.

인터뷰 모두에서 시원섭섭하다는 표현을 한 것은 아마 그래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는 내로라하는 대기업과 자영업자들이 탈탈 털려 중국에서 철수하는 것이 유행이 되고 있는 지금 행복한 유턴을 하는 케이스로 전혀 손색이 없다. “솔직히 베이징에서 인생의 황금기를 보냈다. 경제적으로도 상당히 여유가 있다”는 그의 말에서 알 수 있듯 현대자동차에서 7년을 근무한 후 시작한 자동차 대리점, 무역, 물류, 외식사업 등이 크게 성공해 이미 오래 전에 베이징의 전설이 된 때문이다.

그가 갑자기 제주 귀환을 결행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동안 너무 많은 일을 했다.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목표로 했던 것보다 훨씬 큰 성공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외국 진출도 한 때는 생각했다. 지난해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를 여행한 것도 이런 생각과 무관하지 않았다. 그렇게 고생스럽게 여행을 하다보니 내가 굳이 이렇게 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나이도 적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쉬고 싶었다”라는 말을 들어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럼에도 그는 “지난 3년 동안은 3대가 베이징에서 함께 살았다. 아무래도 아들은 베이징에서 인생의 거의 대부분을 보낸 탓에 중국 사업을 해야 할 것 같다. 나도 도와줘야 한다”면서 중국과의 끈을 완전히 놓을 생각은 하지 않는 듯한 자세를 보였다. 그는 6년 전 자신의 20년 베이징 분투기를 정리, ‘북경일기’라는 책으로 출간한 바 있다. 이 책은 중국어로 번역돼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조만간 그의 30년 가까운 베이징 생활을 정리한 ‘북경일기 2’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하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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