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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김정은, 대화와 위기 조성 기존 선택지 대신 기다림 선택”

블룸버그 “김정은, 대화와 위기 조성 기존 선택지 대신 기다림 선택”

기사승인 2019. 04. 17.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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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분석, 김정은 위원장 최고인민회의 연설에 나타난 5가지 메시지
1. 기다림 선택 2. 제재완화 갈망 3. 비핵화 준비 안돼
4. 제재로 인한 힘든 시기 대비 5. 한국 압박
"2800개 연설 단어에 비핵화 없어"
시정연설하는 김정은
블룸버그통신은 16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과 관련,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내심을 시험할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의 연설은 조선중앙TV이 다음 날 보도한 영상./사진=연합뉴스
블룸버그통신은 16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과 관련,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내심을 시험할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단념하지 않았을지 모른다”며 이같이 전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옴짝달싹 못하게 된 김 위원장이 2020년 미국 대선을 염두에 두고 시간을 벌고 있다’는 기사에서 시정연설에 드러난 김 위원장의 전략을 5가지로 분석했다.

이 통신은 “김 위원장이 1년 이상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할 것인지, 무기(핵·미사일) 실험을 재개해 위기를 조성할 것인지’라는 동일한 선택에 직면해왔다”며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제재완화를 얻어내는 데 실패한 이후 기존 선택지 대신 기다림(wait)을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북·미) 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면서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김 위원장의 전략에 대해 “이는 (하노이) 대화 무산에 대한 비난을 피하는 것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재선을 준비하는 가운데 이 이슈에 대한 주목도를 다시 높일 수 있을지 모른다”고 해석했다.

김두연 신(新)미국안보센터(CNAS) 연구원은 “그는 (비핵화) 외교로부터 떠나는 최초의 인물이 되려고 하지 않는다”며 “그는 미국 측에 공을 넘기고, 그것(외교)이 보다 유연해지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으로 전진해나갈 결심이 돼 있다. 이는 우리가 바라던 결과”라며 대화를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어 블룸버그는 김 위원장이 제재 완화를 절실히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여전히 좋은 관계를 거론하며 찬사를 보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유지를 지지하는 데 대해서는 분명히 좌절감을 느끼고 있음이 연설에 드러났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전혀 실현 불가능한 방법에 대해서만 머리를 굴리고 회담장에 찾아왔다. 우리를 마주하고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준비가 안 되어 있었으며 똑똑한 방향과 방법론도 없었다”며 “미국은 그러한 궁리로는 백번, 천번 우리와 다시 마주 앉는다 해도 우리를 까딱도 움직이지 못할 것이며 저들의 잇속을 하나도 챙길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셋째 김 위원장은 북한을 비핵화할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2800개 단어가 넘는 영어판 시정연설 원고 안에 ‘비핵화’라는 단어는 아예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김 위원장이 대신 ‘핵무장력의 급속한 발전 현실’을 언급한 것을 들어 국내 사기 진작을 위한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발언은 김 위원장이 핵무기 포기를 준비하고 있다면 내놓을 만한 발언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자위의 원칙을 확고히 견지하며 나라의 방위력을 계속 튼튼히 다져야 한다”면서 과거 ‘핵무기 대량 생산 지시’를 암시했다며 이는 미국이 김 위원장의 시간 끌기를 허용한 데 따른 주요 리스크를 안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 미국 본토까지 운반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완성할 더 많은 시간을 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네 번째로는 김 위원장이 제재 하에서 힘든 시기를 단단히 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적 제재가 북한 경제를 쥐어짜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 입장에서 ‘기다리는 것’이 위험부담이 없는 일은 아니지만 김 위원장은 “그 어떤 도전과 난관이 앞을 막아서든 우리 국가와 인민의 근본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는 티끌만 한 양보나 타협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는 김 위원장의 위험부담과 관련, “경제적 어려움이 그(김씨)의 정권의 약 70년 통치에 반대하는 잠재적 원천”이라며 “김 위원장이 장기전에 앞서 권력을 공고하려는 조처로 아버지(김정일) 세대로부터의 일부 노년층 인사를 젊은 관료로 교체했다”고 전했다.

김일성·김정일 때 인사로 91세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으로 교체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한국에 대한 압박’을 다섯 번째 김 위원장의 전략으로 꼽았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우리 정부에 대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하지 말라고 언급한 대목 등을 들어 문재인 대통령에게 도전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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