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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정계…‘보이지 않는 손’이 좌우?

카자흐스탄 정계…‘보이지 않는 손’이 좌우?

성유민 기자 | 기사승인 2019. 04. 1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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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통 '토카예프' vs 유일한 후계자 '다리가'로 여론 갈려
Kazakhstan President Resigns <YONHAP NO-7871> (AP)
지난 3월 20일,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 권한대행(왼쪽)과 악수하는 다리가 나자르바예프 상원의장./연합, AP
대통령 중심제 국가인 카자흐스탄의 조타수 자리가 ‘공석’으로 남아있다. 30년 가까이 집권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전격 사임하면서 권력의 공백이 발생한 것. 후임으로 부상하고 있는 후보는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 권한대행(66)과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장녀 다리가 나자르바예프 상원의장(55). 일부에서는 전임 권력자의 왼팔, 오른팔 가운데 한 명이 후계자가 되는 그림이어서 권력 지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 마지막 대선은 지난 2015년 치러져 다음 대선은 2020년 실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이 사임하면서 전 상원의장이었던 토카예프 권한대행이 조기 대선을 선포, 오는 6월 9일 선거가 치러진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토카예프 권한대행은 조기 대선이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및 고위 관계자들과 상의한 후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토카예프 권한대행은 지난달 20일 ‘카자흐스탄 모델’을 바탕으로 국가 발전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카자흐스탄 모델이라는 말에서 연상되듯 토카예프 권한대행의 행보는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과 ‘데깔꼬마니’처럼 빼닮았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이 사임 발표와 함께 상원의장이었던 그를 권한대행에 지명한 것을 감안하면 유력 후계자로 봐도 크게 무리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집권 누르오탄당을 중심으로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장녀인 다리가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도 나타나고 있다. 다리가는 지난 2003년 정치에 입문, 2015년까지 하원의원을 지냈다. 이어 부총리를 거쳐 최근 상원의장에 올랐는데, 아버지의 후광을 톡톡히 받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 다만 다리가의 보좌관은 러시아 타스통신을 통해 대선에 입후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사임 배경으로는 건강상의 이유가 거론되고 있다. 카자흐스탄 정가에서는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05년부터 전립선암을 앓고 있으며, 치료를 위해 러시아·프랑스·독일·오스트리아 등을 다녀왔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하지만 경제난에 따른 국민들의 불만 심화가 직접적 요인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원유 수출국인 카자흐스탄은 국제유가 하락, 최대 교역국인 러시아의 경제 위기로 최근 몇 년 동안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었다. 올해 경제성장률도 3.5%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자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사임 직전 내각을 해산한 바 있다. 경제난을 중심으로 장기집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가는 가운데 권력에서 밀려나는 불명예보다 스스로 사퇴하는 길을 선택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장기집권은 막을 내렸다. 그럼에도 엘바시(민족 지도자)라는 헌법적 지위와 누르오탄당 대표직, 국가안보회의 평생 의장직을 지니고 있어 그의 영향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엘바시는 범죄 또는 행정 비리로부터의 기소에서 보호받을 권리를 갖고 있다. 토카예프 권한대행 또는 그의 장녀 중 어느 쪽이 후계자가 되든 카자흐스탄 정계에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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