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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갤럭시폴드와 ‘불량’

[취재뒷담화]갤럭시폴드와 ‘불량’

기사승인 2019. 04. 1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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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폴드 스펙
갤럭시폴드 주요사양/출처 = 삼성전자뉴스룸
지난 12일(현지시간) 예약판매를 시작한지 하루만에 완판된 갤럭시폴드가 예상치 못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오는 26일 출시를 앞두고 리뷰용으로 제공한 갤럭시폴드가 사용한지 하루 이틀만에 액정이 깨지고 화면이 먹통이 되는 사례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미국 언론을 대상으로 사전 제공된 리뷰용 갤럭시폴드 문제는 금세 전세계로 퍼졌고, 국내 언론들도 앞다퉈 이 문제를 보도했습니다.

특히 외신 등은 이번 문제를 삼성전자의 기술력과 직결시키며 출시 연기 등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다소 강한 어조의 기사들을 쏟아 냈습니다.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세계 최초 타이틀을 얻기 위한 성급한 출시라는 것이었죠. 디스플레이가 먹통이 되고 표면이 튀어 나오는 등의 문제가 사용한지 하루 이틀만에 발생했으니 이런 어조는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입니다.

이에 삼성전자는 제품의 문제가 아닌 사용자의 잘못이라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불량논란에 적극 대응하고 나섰습니다. 삼성전자는 “보호필름을 떼어 낸 것이 문제”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실제 문제가 발생한 제품 중 일부는 강제로 보호필름이 제거됐습니다.

이 보호필름은 기존 스마트폰을 처음 구입할 때 붙어 있는 보호필름과는 다른 것입니다. 갤럭시폴드는 접혀야 하는 제품 특성상 디스플레이에는 새롭게 개발한 복합 폴리머(Polymer) 소재가 적용됐습니다. 복합폴리머를 여러 겹 겹치는 방식으로 기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보다 약 50% 정도 얇은 디스플레이를 완성했고, 반복적인 폴딩에서도 내구성을 확보했습니다. 이번에 논란이 된 보호필름은 이 복합폴리머 필름입니다. 다시 말해 디스플레이 핵심부품인 셈입니다.

갤럭시폴드 디스플레이를 만든 삼성디스플레이 측도 보호필름 제거가 이번 문제의 원인이라고 보고있는 듯 합니다. 더욱이 이 필름은 손으로 간단히 떼어낼 수 없게 접착됐다는 점에서 강한 물리적인 힘이 가해진 것으로 추정합니다. 삼성 관계자는 “일반적인 필름처럼 손으로 떼어낼 수 있는 보호필름이 아니다. 도구 등을 이용하지 않으면 쉽게 떼어낼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단 삼성전자의 해명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그만큼 중요한 부품이 떼어질 수 있게 만들어 진 것에 대한 문제지적이 적지 않은 상태입니다.

삼성전자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출시 연기 논란에도 불구하고 26일 예정된 미국 내 출시 일정을 그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입니다. 제품 자체에는 문제가 없고 기술적으로도 하자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삼성전자는 이번 문제를 제기한 기자들에게는 새로운 리퓨폰을 다시 제공하며 제품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종합해 보면 현재까지 알려진 갤럭시폴드의 문제는 사용자의 부주의와 삼성전자 측의 설명부족에서 촉발된 문제인 듯합니다. 리뷰폰 사용자들은 화면 보호필름을 억지로 뜯어내고 사용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도 이 필름을 뜯어내지 말라는 사용상 유의 사항을 명확히 전달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정식 출시 때에는 보호필름 제거금지 내용을 확실히 공지한다는 계획입니다.

갤럭시폴드 불량
보호필름을 떼어낸 갤럭시폴드 디스플레이가 검게 변해 있다./ 마크궈먼 블름버그 기자 트위터 캡쳐
갤럭시폴드는 삼성전자의 주력 신제품은 아닙니다. 연간 4000만대 이상 판매 목표를 잡고 있는 갤럭시S10 시리즈의 성공이 최우선이기 때문입니다. 갤럭시폴드 목표 판매량은 100만대 수준입니다. 갤럭시S10에 비하면 40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갤럭시폴드는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경쟁사보다 한 발 빠르게 폴더폰 시장을 선점해 나갈 대표주자입니다. 아웃폴딩 방식보다 더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인폴딩 방식의 폴더폰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다는 것은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고 시장 리더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생태계를 주도하기 위해 출시한 갤럭시폴드는 200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가격에도 많은 사람들이 출시일을 기다릴 만큼 기대가 큰 제품입니다. 인폴드 방식의 상용제품이라는 점에서 중국 업체와의 기술력 차이를 다시 한번 증명하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폼팩터(외형)로 기존 스마트폰에 지루함을 느꼈던 소비자들에게는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고 있습니다.

갤럭시S10 언팩행사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조차 실제로 만져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기에 갤럭시폴드에 대한 궁금증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만들어 냈습니다. 이번 이슈는 갤럭시폴드에 대한 기대가 현실이 될지, 우려가 현실이 될지를 판가름 하는 계기가 될 듯합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새로운 스마트폰을 출시할 때마다 크고 작은 불량 논란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블랙컨슈머나 사용자의 잘못으로 인한 단발성 이슈였지만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건은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를 크게 실추 시키는 최악의 상황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당시 삼성전자는 초기물량 250만대 중 약 140만대 이상을 리콜했고, 제품을 조기에 단종시켰습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이 ‘제 2의 갤럭시노트7 사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과도한 우려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이번 논란의 답은 미국 공식 출시일인 이달말 안에는 명확해 질 전망입니다. 리뷰폰 사용자들의 주장처럼 기술적 불량이라면 출시일인 26일 이후 몇일 안에 똑같은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것입니다. 리뷰폰 사용자들이 사용 1~2일만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되면 갤럭시S10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는 현재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습니다.

삼성전자 기술에 대한 의구심을 표하는 현재까지의 해외 반응에 대해 삼성전자는 겉으로는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사용자가 아닌 기자들이 직접 사용해보고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에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공식 출시를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밝힌 삼성전자로서는 갤럭시노트7의 악몽이 다시 재현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출시 전까지 품질 검사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기 마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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