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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의 벽, 중 만리장성 전자상거래 업계

통곡의 벽, 중 만리장성 전자상거래 업계

기사승인 2019. 04. 2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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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비롯한 글로벌 업체들 장벽 극복 못해 철수
4차 산업혁명 기술로 막강하게 무장한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가 대륙 진출을 노리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통곡의 벽’이 되고 있다. 나름 상당한 경쟁력을 지닌 기업들이 문을 두드리거나 활약을 했지만 모두들 ‘만리장성’ 같은 벽을 넘지 못하고 철수를 거듭하고 있는 것. 이 상태로 가면 중국에서 글로벌 기업들은 완전히 씨가 마를 가능성까지 농후해 보인다.

아마존
아마존 중국의 상하이 물류센터 내부의 전경. 서적들이 가지런히 꽃혀 있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이는 글로벌 기업들의 최근 행보를 보면 크게 무리하지 않아 보인다. 국영 중국중앙텔리비전(CCTV)의 경제 프로그램인 양스차이징(央視財經)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무엇보다 전자상거래의 글로벌 지존인 아마존의 철수 결정을 거론해야 한다. 오는 7월 중순까지 중국 내 제3자 유통업자들의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사업을 완전 중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향후 90일을 기한으로 지역별 물류기지인 풀필먼트센터와 중국 소매업자들에 대한 지원도 단계적으로 종료할 예정으로 있다.

아마존은 지난 2004년 전자상거래 업체인 줘웨(卓越)를 5억 위안(元·8500억원)에 인수,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했다. 2011년에는 아예 사명을 ‘아마존 중국’으로 바꿔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는 노력을 경주했다. 그러나 만리장성 같은 알리바바와 징둥(京東)닷컴 등의 공룡이 구축한 통곡의 벽은 높았다.

게다가 가능하면 자국 토종 업체들을 이용하고자 하는 중국인들의 애국적 소비 행태 역시 아마존의 발목을 잡았다. 급기야 한 때 20% 전후에 이르던 시장점유율도 0.6% 전후로 폭락했다. 사업을 지속한다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용단도 내렸다. 사회과학원 인터넷경제연구실의 리융젠(李勇堅) 주임은 “아마존은 세계적으로도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그렇다면 중국에서도 그렇게 해야 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혁신의 대열에 합류하지 않았다. 철수는 필연이다”면서 아마존이 혁신을 마다한 것 역시 중국에서 실패한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사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에게 글로벌 기업들이 밀려난 것은 과거의 경험을 보면 별로 이상할 것도 없다. 대표적인 케이스로 아마존이 나타나기 전 세계를 호령한 이베이의 비극을 꼽을 수 있다. 2002년 이취(易聚)를 인수하면서 대륙에 진출, 한 때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는 승승장구의 기염을 토했지만 4년 만인 2006년 알리바바에게 밀려 두 손을 든 바 있다. 한국 기업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아이롯데와 CJ오쇼핑 등을 대표적으로 거론해야 한다. 하나같이 시장이 큰 것만 보고 경쟁적으로 진출하는 배포를 부렸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투자액을 한 푼도 건지지 못한 케이스도 부지기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잠시 주춤거리고 있지만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크다. 글로벌 기업들이 계속 눈독을 들일 만하다. 한국의 경우도 신세계가 오프라인의 실패를 온라인에서 만회하고자 단단히 칼을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마존과 이베이의 실패가 주는 교훈을 가슴에 새기지 않으면 성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더불어 중국인들의 애국주의적 소비,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의 전략 등에 대한 철저한 연구 역시 병행해야 실패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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