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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놓고 미국vs중국 대사관 ‘무역적자’ 설전

캄보디아 놓고 미국vs중국 대사관 ‘무역적자’ 설전

기사승인 2019. 04. 2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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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캄 미국대사관, SNS통해 "캄-중 관계 왜곡 심해. 전혀 도움 안되는 관계"에 중국대사관 "그동안 미국은 무얼했나" 설전
캄미중
지난 19~20일에 걸쳐 페이스북에서 벌어진 주(駐) 캄보디아 미국대사관(좌)과 중국대사관(우)의 설전. 미국은 캄보디아-중국 관계의 왜곡이 심하다는 점, 중국은 캄보디아에 대한 자국 기여도를 강조했다./사진=페이스북 캡쳐
미국과 중국이 캄보디아를 놓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맞붙었다. 캄보디아에 주재하는 미국과 중국의 대사관끼리 페이스북에서 설전을 벌인 것. 이는 캄보디아에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미국과 캄보디아에 대한 영향력을 과시할 수 있을 만큼 과감한 투자를 퍼붓고 있는 중국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건은 지난 19일 미국대사관이 페이스북에 캄보디아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던지면서 시작됐다. 중국은 캄보디아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지만 심하게 왜곡돼 있어 캄보디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무역의 약 87%가 중국 수입품인데, 이는 미국이나 유럽연합(EU)과의 무역 관계처럼 캄보디아 일자리나 산업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중국대사관은 다음날 저녁 역시 페이스북에 “캄보디아 친구들이여, 조심해요!”로 시작하는 반박글을 올려 미국이 무역적자 문제로 중국과 캄보디아를 자극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약간의 상식’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세계화 시대에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는 동력이 무역이라는 것을 잘 알 것이라고 역설했다. 중국대사관은 또 양국 관계가 무역에만 달려있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중국이 캄보디아에 3000㎞에 달하는 31개 고속도로와 8개의 다리를 놓았다는 점 △중국이 캄보디아의 모든 수력발전소 건설을 도왔다는 점 △중국이 도운 수력발전소가 캄보디아 발전 용량의 80%에 해당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동안 미국은 무얼 했는가?” 라고 반박한 것이다.

미국은 캄보디아의 자유민주주의와 인권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지만 30년 넘게 독재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훈센 총리는 미국에 강하게 맞서고 있다. 정치와 인권 문제를 꾸준히 제기하는 미국과 이를 거부하는 캄보디아의 사이를 노리고 들어온 중국 때문. 중국이 막대한 투자와 경제 원조 자금을 지원하고, 캄보디아는 남중국해 분쟁 등 아세안 관련 이슈에서 친중 포지션을 취하며 미국에 맞서는 모양새다.

양국 대사관 논쟁에 대한 캄보디아 국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캄보디아는 미국의 진출을 금지한 적이 없다. 중국을 질투하지 말고 미국도 캄보디아에 기여하라”는 네티즌의 반응은 훈센 총리로 대표되는 캄보디아 정부 내지 민족주의자의 모습이다. “중국인들은 캄보디아 관광산업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캄보디아가 힘들 때 공산국가라고 내쳤던 것은 미국 아닌가?”란 반미 성향의 반응도 나온다.

물론 중국의 영향력 확장을 우려하는 반응도 만만치 않다. “허울좋게 포장된 중국의 진출과 고속도로·다리 공사 등이 오히려 캄보디아 경제를 좀 먹고 있다”는 네티즌의 반응은 중국의 거대 자본에 밀려 높아진 물가와 외곽으로 밀려나는 캄보디아인들의 불만과 우려를 드러낸다. “중국이 도와줬다고 주장하는 도로 건설과 수력발전소는 어차피 캄보디아가 갚아야 할 돈이다. 중국의 순수 보조금은 얼마 안되는데 속아서는 안 된다”는 등 중국에 대한 경각심도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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