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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인터넷은행 두고 울고 웃는 두 증권사

[취재뒷담화]인터넷은행 두고 울고 웃는 두 증권사

기사승인 2019. 04.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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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을 두고 울고 웃는 두 증권사가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인데요.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로, 최근 카뱅에서 주식계좌 개설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약 50만명에 가까운 고객을 모집했습니다.

이번 한투 계좌 ‘돌풍’은 850만명이 넘는 고객을 보유한 카뱅 플랫폼의 역할이 컸습니다. 또 카뱅과 한투 계좌에 각각 1만원씩 현금을 지급한 이벤트도 무시할 수 없었죠. 2만원을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는 소식에 고객들이 대거 몰린 것입니다. 업계에선 현금만 받고 계좌를 이용하진 않는 이른바 ‘먹튀 고객’이 대부분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사실 고객수 늘리기엔 이 만한 방법이 없었다는 게 한투의 속내입니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마케팅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미래 잠재 고객’을 확보했다는 의견입니다.

NH투자증권도 한투가 계좌 개설 이벤트를 내놓은 지 일주일 만에 비슷한 이벤트를 시작했습니다. NH투자증권은 케이뱅크 주식 10%를 보유한 주주입니다. 현재 케뱅에서 통장을 개설하면 추가 인증 없이 NH투자증권의 모바일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데요. 다만, 한투처럼 ‘현금성 이벤트’가 없어 계좌를 개설한 고객은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NH투자증권은 케뱅의 최근 이슈 때문에 고객 몰이가 부진했다고 설명합니다. 케뱅은 현재 금융당국이 KT의 케이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중단하면서 유상증자도 무산된 상황입니다. 올 초 인터넷은행특례법이 시행되면서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이 인터넷은행 지분 비율을 34%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됐는데요. 이 때문에 KT는 금융위원회에 케이뱅크의 대주주가 될 수 있게 해달라고 승인을 신청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가 KT에 대해 담합 협의로 조사를 진행하면서 심사를 중단했습니다.

상황이 이러니 NH투자증권 입장에선 케뱅의 플랫폼(3월 말 기준 고객수 98만명)이 기대만큼 고객 몰이에 도움이 되지 않고 또 대주주 적격성 이슈로 이벤트를 알리기에도 쉽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2016년 NH투자증권은 KB금융지주에 인수된 구 현대증권(현재 KB증권)이 보유하고 있던 케이뱅크 지분 10%를 인수하면서 현재 주주가 됐습니다. 케뱅 출범 당시만 해도 ‘국내 인터넷은행 1호’로서 야심차게 출발했던 분위기에 비하면 허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지 않는다는 게 내부 방침이라고는 하지만, 첫 인터넷은행의 신호탄을 쏜 케이뱅크의 주주에 어부지리(?)로 참여했던 NH투자증권 입장으로선 배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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