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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러시아 무기, 세계적으로 입지 다져나가

‘잘 나가는’ 러시아 무기, 세계적으로 입지 다져나가

기사승인 2019. 04. 2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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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무기 비즈니스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 영국을 제치고 세계 2위의 무기 생산국이자 거래국이 된 러시아는 무기 판매를 통해 전세계에 자국의 입지도 탄탄히 다지는 중이다. 터키가 미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산 S-400 방공미사일 시스템 구입을 강행하겠다고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아시아타임스의 2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달 초 미국의 반대에도 계획된 러시아산 S-400 방공미사일 시스템 구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의 이 같은 행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갈등도 유발하고 있는데, 터키의 구입 강행으로 러시아산 S-400 방공미사일 시스템은 오는 7월 인도될 예정이다. 이는 러시아가 무기 거래를 통해 어떻게 전세계에 자국의 입지와 영향력을 강화하는지 잘 보여준다.

스톡홀름평화연구소(SIPRI)가 발표한 2018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영국을 제치고 세계 2위의 무기 생산국이자 거래국으로 부상했다. 러시아의 무기·군사 서비스 판매는 1년 전에 비해 8.5% 증가해 사상 최대 규모인 377억 달러(약 43조원)에 달했다. 러시아 최대 무기 생산업체인 국영기업 알마즈-안테이도 전세계 무기판매 순위 10위권 내에 처음으로 진입했다.

러시아의 최대 수출품은 첫 번째가 에너지, 두 번째가 무기다. 러시아는 구(舊)소련 시절부터 T34 탱크를 비롯한 카츄사(Katyusha) 다연장 로켓포, 칼라슈니코프 자동소총, 미그·수호이 전투기 등 무기 제조국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구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의 국방 예산은 6분의 1로 줄어들었다. 어려움을 겪던 러시아 무기업체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다시 힘을 받게 된다. 러시아 무기의 주요 고객은 아시아와 중동. 러시아는 무기의 43.1%를 아시아, 20% 이상을 중동지역에 판매하고 있다.

가장 큰 고객은 역시 중국. 1999~2006년 중국은 러시아 전체 무기 수출의 34~60%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이었다. 아시아의 또다른 인구대국 인도 역시 전체 무기 중 62%를 러시아로부터 구매하고 있다. 러시아동양학연구소에 따르면 인도는 2017년 40억 달러 이상의 러시아제 무기를 구입하면서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러시아 산 무기 구매국으로 부상했다. 물론 ‘세계의 화약고’에 위치한 중동 국가들도 주된 고객. SIPRI에 따르면 중동 국가들의 무기 수입은 지난 4년간 87% 증가해 전세계 무기 수입의 35%를 차지했다.

최근 떠오르는 신흥 고객은 동남아시아. 유유 수티스나 인도네시아 신임 공군 참모총장은 지난해 취임하자마자 러시아의 최신예 전투기 수호이(Su)-35s 11대를 구매하겠다고 발표했다. 2006년 이후 10년 동안 군사비 지출이 7배나 늘면서 세계 8위의 무기 수입국으로 우뚝 선 베트남은 2000~2016년 무기의 80% 이상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했다. 미얀마와 라오스도 러시아로부터 무기의 60~80%를 사들인다. 러시아 무기들이 기술적으로 뛰어날 뿐만 아니라 가격이 저렴하고, 미국과 같이 정치적인 대가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의회는 인권 기준을 충족해야만 무기 판매를 승인하지만 러시아 무기를 살 때는 그런 약속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필리핀은 2016년 미국산 자동소총 2만6000정을 구매하기로 했다. 하지만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에서 자국민에게 이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미 의회가 판매를 승인하지 않으면서 결국 필리핀에 인도되지 못했다. 대신 러시아가 필리핀에 AK-74M 소총 5000정과 탄약 100만발, 트럭 20대 등을 공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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