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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어 떠나는 베트남 정치 원로들…향후 권력구도는?

연이어 떠나는 베트남 정치 원로들…향후 권력구도는?

기사승인 2019. 04. 2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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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들 서거와 쫑 서기장 건강이상설 불거지며 '포스트 응우옌 푸 쫑' 구도에 관심 쏠려.
확실하지 않은 후계 구도에 향후 정치 안정 우려도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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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정치 원로들의 서거가 이어지면서 베트남 정계가 뒤숭숭한 모양새다. 최근 1년 사이에 쩐 다이 꽝 전(前) 국가주석(2018년 9월), 도 므어이 전 공산당 서기장(2018년 10월), 그리고 레 득 아인 전 국가주석의 부고가 이어지고 있는 것. 특히 꽝 전 주석의 경우 전날까지 업무를 보다 급작스럽게 서거해 충격이 컸다. 이로 인해 베트남 정계에 가장 민감한 문제는 정치 리더의 ‘건강’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응우옌 푸 쫑 서기장 겸 주석의 건강 이상설도 불거지고 있는데, 이에 따라 향후 권력 구도가 어떻게 형성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꽝 전 주석의 서거 이후 주석을 겸하고 있는 쫑 서기장은 75세의 고령. 서기장 연임에 더해 주석을 겸한 이후 베트남판 시진핑(習近平), 스트롱맨으로 불릴 정도로 베트남 정계의 핵심이다. 2021년 제13차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베트남에 있어 쫑 서기장의 건강은 정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베트남은 ‘트로이카’라고 불리는 집단지도체제를 채택하고 있다. 권력 서열 1위인 서기장, 국방.외교 등 외치를 담당하는 주석, 경제·행정 등 내치를 담당하는 총리가 핵심 멤버. 또한 베트남은 암묵적인 ‘견제와 균형’의 룰이 있어 전통적으로 북부 출신이 서기장, 중부 출신이 주석, 그리고 남부 출신이 총리를 맡으며 권력과 지역의 균형을 추구하고있다. 이 같은 점에서 볼 때 쫑 서기장의 위상은 그 어느 때보다 클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쫑 서기장의 남부 끼엔장성(省) 시찰 도중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다. 베트남 정부는 ‘여론을 분열시키려는 음모’로 일축했지만 베트남 정계에서는 쫑 서기장의 중국 방문 여부가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4월 말 예정된 중국 일대일로 포럼은 국방·외교 등 외치를 담당하는 주석을 겸하고 있는 쫑 서기장이 당연히 참석해야 하기 때문. 더구나 쫑 서기장은 대표적 친중파로 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도 친분이 깊다.

이러한 상황에서 22일 저녁 응우옌 쑤언 푹 총리가 일대일로 포럼에 참가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쫑 서기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와 함께 후계 구도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키고 있다. 현재 쫑 서기장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인물은 푹 총리(64)·쩐 꾸옥 브엉 중앙비서위원회 상임비서(66)·팜 밍 찡 중앙조직위원장(61) 등 3명. 이들은 모두 베트남 정치 실세로 꼽히는 정치국원. 그러나 세 명 모두 당의 규범을 완벽히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어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푹 총리는 2선 정치국원이자 리더로서의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선두주자로 꼽히며, 쫑 서기장의 신임도 두텁다. 정치국은 베트남 공산당의 최고 정책결정기구인데, 1선 정치국원은 제12차 전당대회 때 처음으로 정치국에 진입한 정치국원이고, 2선 정치국원은 제11차·제12차 전당대회에서 모두 정치국원으로 선발된 것을 말한다. 정치국원을 두 번 지낸 후 서기장으로 올라가는 것이 당 규범이다. 그러나 폭 총리의 최대 약점은 남부 꽝남성 출신이라는 점. 꽝남성은 엄밀히 따지자면 지리적으론 베트남의 중남부에 속한다. 때로는 베트남의 중부로, 때로는 베트남의 남부로 인식되는 곳. 제12차 전당대회 이후 지역 안배의 측면에서 북·중부 출신 인사 편중이 심하다는 지적에 푹 총리를 종종 남부 출신으로 분류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배경과 역대 남부 출신 서기장이 없었다는 점이 당의 규범이 엄격한 베트남에서 푹 총리에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 감찰위원장을 역임하며 ‘부패 청산의 칼’과 같은 역할을 했던 브엉 상임비서는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통치 경험이 없다는 게 결정적인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그는 한 번도 지방당이나 인민위원회의 위원장 같은 통치직을 역임한 적이 없으며, 더구나 후계자로 거론되는 3명 중 가장 고령이다. 제13차 전당대회가 열리는 2021년엔 이미 연령 제한 규정인 65세를 넘는 68세라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찡 중앙조직위원장은 지방당 서기장을 지낸 꽝닝성에서 경제·행정 개혁 등을 추진한 경험이 푹 총리에 밀리지 않는다는 평이 나온다. 그러나 서기장에 오르기엔 정치 기반이 취약한 게 문제. 통상적으로 서기장은 2선 정치국원 중에서 선출한다는 것이 당의 규범이지만 그는 아직 1선 정치국원. 게다가 그가 맡고 있는 중앙조직위원장이란 직책도 차기 서기장으로선 부적합한 이력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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