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당 남을 이유 없어…패스트트랙 결사저지” 공식 탈당 선언

아시아투데이 이병화 기자 =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23일 선거제·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합의안이 추인된 것과 관련 “이제 더 이상 당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 의원 탈당 선언 후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는 당내 의원들의 연쇄 탈당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 의원은 이날 바른미래당이 의원총회에서 4시간 난상 토론 끝에 패스트트랙 합의안을 추인하자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정체성조차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이 정당이 과연 존재할 가치가 있는지 국민들은 회의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탈당의 변을 밝혔다.

이 의원은 “바른미래당이 민주당이 2중대, 3중대로 전락하고 있는 것을 비판한 것을 빌미로 손학규 지도부가 나를 징계할 때부터 탈당을 결심했지만,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기 위해 그 모든 수모를 감내해왔다”고 했다.

또 그는 “다수당이 배제된 채 2중대, 3중대들과 함께 작당해 선거법을 처리한다는 것은 의회 폭거”라며 “어떤 경우라도 좌파 독재의 문을 열어주는 패스트트랙을 결사 저지할 것을 거듭 다짐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향후 진로와 관련 “내년 총선은 반드시 헌법가치 수호세력들이 단일대오가 돼야 하며, 어떠한 분열도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헌정체제를 수호하려는 모든 세력을 규합해 보수야권대통합의 그 한길에 내 모든 것을 바칠 것”이라며 자유한국당 행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에둘러 밝혔다.

앞서 바른미래당은 의총에서 패스트트랙을 표결해 단 1표 차이로 추인했다. 바른미래당 창당 주역이자 바른정당계 유승민 의원은 “한 표 차이로 표결해야하는 당의 현실에 자괴감이 든다”면서 “앞으로 당 진로에 대해서 동지들과 함께 심각하게 고민하겠다”고 언급,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