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타이거 우즈에 열광할 수밖에 없나

기사승인 2019. 04. 2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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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은 중소기업, 타이거 우즈는 골프 산업
-관련 업계 주가 오르고 시청률 대박
-따로 스폰서 없는 오거스타의 효자는 타이거 우즈
GOLF-MASTERS/ <YONHAP NO-2394> (REUTERS)
타이거 우즈가 지난 PGA 투어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을 확정한 뒤 두 팔을 들어 포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박성현(26)은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으로 통한다. 모자와 옷에 붙은 스폰서들의 후원 금액을 다 합하면 웬만한 중소기업 매출과 맞먹는다고 해서 붙여진 수식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는 기업 차원을 넘어 걸어 다니는 산업에 근접했다.

지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11년 만에 메이저 챔피언이 된 우즈의 귀환에 세계 골프 산업계가 반색했다. 그의 부활은 곧 돈이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우즈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우즈의 파급력을 보면 골프계가 왜 우즈의 활약에 열광할 수밖에 없는지 알 수 있다.

◇ 의리 지킨 나이키 ‘대박’
성추문과 부상 악령 등 지난 10여년의 슬럼프에 쏟아지는 비난에도 꿋꿋이 곁을 지킨 나이키는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우즈는 마스터스 나흘 내내 큼지막한 나이키 로고가 달린 의상을 입고 나와 나이키에 미디어 노출 효과 약 2250만달러(약 256억원)를 안겼다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심지어 우승 날 개장 때 나이키 주식이 0.6%가량 올랐다. 우즈가 최종 라운드에서 입은 빨간색 셔츠는 일시 품절 현상을 빚기도 했다. 우즈의 골프공 후원사인 브리지스톤은 13만4000달러(1억5200만원)의 홍보 효과를 누린 것으로 추정되고 우즈 골프 가방에 녹색 로고를 부착한 스포츠 드링크 업체 몬스터 에너지는 주가가 약 2% 상승했다.

파급 효과는 후원사에 국한되지 않았다. 사실상 골프 시장 전체를 뒤흔들었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골프용품업체 캘러웨이(우승 당일 주가 1.5% 상승)와 골프공 업체 아쿠쉬네트(타이틀리스트·1.7% 상승)가 누린 혜택이 이를 방증한다는 것이다.

타이거 우즈 연합
타이거 우즈가 가는 곳이면 팬들이 넘쳐나고 관련 업계는 우즈 덕에 주가가 상승하는 등 큰 효과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 韓美방송사들 ‘우즈만 같아라’
텔레비전(TV) 시청률은 ‘우즈 파워’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마스터스 대회를 중계한 미국 지상파 CBS는 올해 최종 라운드 시청률이 7.7%라고 밝혔다. 작년 시청률(8.7%)보다 낮은 원인에 대해 주최 측이 마지막 날 악천후에 대비해 티오프 시간을 오전으로 앞당겼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그럼에도 이번 대회는 오전 시간대 미국 골프 시청률로는 최근 34년간 최고 수치였고 작년 마스터스 이후 모든 골프 대회를 통틀어 최고 시청률에 도달했다.

상대적으로 골프 인기가 덜한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SBS 골프에서 방송된 올해 마스터스는 분당 시청률이 최고 1.674%(우즈 최종 라운드 2번 홀 플레이)까지 치솟았다. 최종 라운드 1부 중계는 1.026%, 대회 평균 시청률도 0.486%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대회 평균 시청률 0.171%의 세 배 가까운 수치로 42시간 최장시간 중계임을 감안하면 기록적이라고 SBS 골프 측은 설명했다. SBS 측은 “SBS골프닷컴 온에어 서비스 이용자수가 평소 대비 6배 이상 증가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며”며 “대회 기간 중 10만명이 넘는 골프 팬들이 해당 서비스를 즐긴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 ‘스폰서 없이도’ 오거스타의 효자
천정부지로 치솟은 암표 값은 위상을 실감케 한다. 주최 측인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약 4만명의 후원 회원에게만 티켓을 사전 판매하기 때문에 암표가 성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회에 앞서 미국 온라인 티켓 사이트 ‘스터브허브’에서는 마스터스 대회 전일권(4일 관람)은 1만8500달러(약 2100만원)에 거래됐다.

타이틀 스폰서가 따로 없는 마스터스는 지난해 입장권 수입 3500만달러(398억원) 및 기념품 판매와 중계권료 등을 모두 합친 매출액 1억2400만달러(1410억원)를 올렸다. 순이익은 최소 3000만달러(341억원)로 알려졌는데 올해는 이를 훌쩍 능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매년 3라운드 직전 입장권·식음료·기념품 판매·중계료 등 매출을 통해 확정하는 우승 상금으로 우즈가 작년보다 9만달러 오른 207만달러(약 23억6000만원)를 가져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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