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중국이 ‘빚의 덫’ 놓는 사냥꾼? 이번주 일대일로 포럼서 방어 나선다

중국이 ‘빚의 덫’ 놓는 사냥꾼? 이번주 일대일로 포럼서 방어 나선다

기사승인 2019. 04. 24. 16:57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CHINA-BEIJING-BELT AND ROAD FORUM
사진출처=/신화, 연합

중국이 국가적으로 야심차게 추진해온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이니셔티브’에 대해 참여국들의 원성이 높아져 가고 있다. 참여국들이 인프라 건설을 위해 중국의 차관을 대거 끌어들이다 국가부도 위기에까지 처하는 경우가 늘어나자 중국이 ‘빚의 덫’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 일각에서는 ‘채무 제국주의’의 발로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같은 불만이 커지면서 참여국들의 사업 취소 및 재검토 선언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어나자 중국의 위기 의식도 커지고 있다. 이에 중국은 25일 개막하는 제2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을 통해 이같은 비난에 대한 적극적인 방어를 펼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2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25~27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정상포럼 준비에 한창이다. 이 행사를 앞두고 만리장성 인근에 등산객들의 출입을 금지하는가 하면, 행사장이 위치한 베이징 근교 휴양지 화이러우구의 옌치 호수를 화분으로 치장하는 모습이다. 올해 일대일로 정상포럼에는 37개국 지도자와 5000명의 외국 정부 관계자·기업 대표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손님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먼저 일대일로 지지를 선언한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올해 일대일로 정상포럼은 지난해 있었던 제1회 행사와는 다른 분위기로 진행될 전망이다. 참여국들 사이에서 일대일로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비판과 우려가 팽배한 상황이기 때문. 이같은 우려와 불만에 대처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올해 행사에 특별히 자금조달 및 무역문제와 관련한 부대행사를 마련했다. 또한 왕이 외교부장은 “일대일로 사업 진척과 성과에 대한 보고서를 계획 중”이라며 “일대일로야말로 최근 부상하는 보호무역주의와 일방주의에 맞서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의 상황을 놓고 볼 때 일대일로 사업은 전세계의 연결성 강화라는 웅대한 비전에도 불구, 타국에 대한 중국의 직접투자 형태로만 제한돼 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이 이같은 비판을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다자기구 혹은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는 징후는 아직까지 없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중국이 이미 재정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있는 국가들에서 엄청난 규모의 인프라 사업을 진행, 이들 나라에 더 큰 재정적 부담을 주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말레이시아는 중국 남부와 자국을 연결하는 230억 달러 규모의 동부해안철도 공사를 사실상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이 사업은 친중 성향의 나집 라작 전 정권에서 추진했지만 정권이 바뀌고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가 집권하면서 전면 재검토를 선언했다. 중국의 정책 입안자들과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내심 고민하고 있다. 참여국의 집권 세력이 바뀔 때마다 일대일로 사업이 흔들리게 된다면 이 사업에 거액의 자금을 댄 중국의 국영기업들마저 자금난에 빠지게 되기 때문인데, 이는 곧 국가경제위기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

중국이 이 같은 비판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해야 할 필요를 느끼는 것은 당연한 수순. 러위청(樂玉成) 외교부 부부장은 참여국들이 겪고 있는 부채 위기는 결코 일대일로 사업 탓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중국 차관으로 함반토타항을 건설했지만 적자 누적으로 결국 부채 11억 달러를 탕감받는 조건으로 중국 국유기업에 항구 운영권을 99년간 넘겨줘 ‘빚의 덫’에 빠진 사례로 언급되는 스리랑카가 대표적. 러 부부장은 “스리랑카의 외채 500억 달러 가운데 겨우 10%만 중국으로부터 진 빚”이라고 반박했다. 중국의 정책은행으로 1800개 이상의 일대일로 사업에 투자금을 대고 있는 중국수출입은행 장첸수 부행장은 “일대일로 사업들이 빚의 덫을 만든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며 “사람들의 주장과 사실 사이에 격차가 있다”고 강조했다.

KakaoTalk_20190424_174900834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